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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 및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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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09.08.26 14:22

어은돌 해수욕장에서

조회 수 3906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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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일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서해안의 [어은돌 해수욕장]으로 가는길.

[어은돌 해수욕장]은 만리포근처에 있는 아주 조그만 해수욕장인데
물이 빠지고 난 갯벌에서
바지락이며 맛조개 잡는 체험장으로 유명해졌다네요.
특히 맛조개 잡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구..

일찍 나서길 잘 했습니다.
서울거리도 한산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도 막힘없이 씽~씽~ 달립니다.




서해대교 아래 행담도 휴게소에서 이른 아침을 먹었지요. (7시 30분)
그 너른 광장히 휑~~~ 한거 보이시지요?




한시간쯤 더 달려 어은돌에 도착햇습니다.
활처럼 휘어진 해안선이 빤히 들어나게끔 물이 빠지기 시작해서 바다속살이 드러나는데
등대가 있는쪽 해안가는 시커면 바위와 해초가 얼기설기 엉겨붙은 돌밭이고
반대편으로는 깨끗한 모래밭이더라구요.

서해안 하면
으례 바닷물이 빠진곳은 진흙 뻘밭이겠거니 했는데 아니라서 좋았다는..
발이 푹푹 빠지는 상상을 하고 왔거든요.

미리 알아 본 결과 오늘(음력 7월 4일)은 물때가 아주 좋은 시기라고.
맛조개가 아무때나 다 잘 잡히는건 아니고 때가 잘 맞아야 한데나 모래나..

오늘과 내일 가장 좋은때라서 재미? 좀 볼거라구 펜션주인이 일러주더군요.
♪ 에헤라디여~




요렇게 돌이 많은곳은 바지락서식지입니다.




돌을 헤치고 땅을 파면 이렇게 검은뻘이 나오고
그속에 숨어있는 바지락을 캐내야 하는데
다른사람들은 잘도 잡더구만 우리는 영~ 시원찮네요.
아무래도
바지락하고는 인연이 없는갑다 하고 맛조개 서식지로 이동을 했습니다.




맛조개 잡는 사람들이 열심히 삽과 호미로 모래속을 뒤집니다.
여기도 파보고 저기도 파보고..




삽이나 호미로 살짝 모래를 떠내고 보면 구멍이 나타납니다.
구멍보이시쥬?
바로 고 구멍속에 맛조개가 숨어있지요.
얼른 그 구멍에다 맛소금을 뿌려주면?????

★ 주의할 점 ★
다른소금으로는 절때 안 된다는데 왜 그런지 시엄니구 며느리구 암튼지 암두 모르는 일이라네요.




맛소금을 뿌리자마자 신호가 옵니다.
뽀글뽀글 거품이 일고 곧이어 맛조개가 쏘~옥 고개를 내미는데
아마도 바닷물이 그새 들어왔나? 궁금해서겠지요.
으흐흐 바부탱이들..




섣불리 잡앗다간 도망가기 십상이라
조금더 올라올때까지 기다려야지요.
요녀석들도 눈치가 빠안한지라...




"요때닷!" 시플때 몸통을 꼭 쥐고서
살살~ 달래가며 뽑아 올리면 끄읕~
그 손맛 게안은것이..
오호라!!!
낛시하는 사람들의 손맛과 비할바는 못되지만
으얫든 이래서 미치는구만 십분 리해가 가더라지요...ㅎ ㅎ










여기저기서 "구멍이닷~!" 난리법석에 시끌벅적인데
구멍이라고 다 맛조개 구멍은 아니더라는 말씸.
옮겨다니며 수도없이 파 제꼈지만 헛탕친곳이 더 많았습니다.

요녀석들도 외로운건 싫은가 봅디다요.
서로들 옹기종기 모여 산다고들 하는군요.

어쨋거나
대박났습지요.
한 50여마리 잡았으니까요.

땡볕에서 정신없이 모래뻘을 뒤지다보니 세시간도 훌쩍~
삽질에 허리 아프고 호미질에 물집 생기고..
"아이구 허리야 다리야~"
"그만 철수하자"




오후가 되니 다시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철썩거리며 물이 들어오는데 금방이더라구요




물 빠졌을때와는 딴판인 등대가 있는 바다풍경입니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나?
은빛 물결위로 나아가는 고깃배




저녁에는 조개구이로..
일렬로 나란히 나란히 누워있는 맛조개.
숯불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집니다.
"조개들아 미안해"
그래도
맛은 좋더라는...




맹월댁이 맛조개 캘때 입은 반바지와 크록스 신발입니다.
색깔 죽여줍니다만 입은 모습은 좀 거시기 하므로 패쑤~




근사한 석양빛을 기대했는데
바다가 아닌 소나무가 있는 동산너머로 해가 지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밤새 철석이던 바다는 아침이 되니 다시 썰물이 되어 먼바다로 나가고
갈매기떼만 아침바다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게
2009년 여름의 끝을
어은돌 해수욕장에서
맛조개 캐는 재미로 보냈으니
미련이나 아쉬움은 바닷물에 던져버리고

이제

가.을.
풍성하고 여유롭게 맞을 일입지요.

맹워리가
  • ?
    남상혁 2009.08.26 14:22
    막 돌아 다니시는군...
  • ?
    이신옥 2009.08.26 14:22
    그렇게 길다랗게 생긴 조개는 처음 본다. 맛조개라니 옛날에도 있었나?
    암튼 재미있겠다. 여기 바다는 수영하기나 좋을까? 너무 깨끗하고 아무 재미가 없다.

    옛날에 어떤 미국애가 말하는데 마이아미가 너무 좋대.
    Fish 하나 없이 맨숭맨숭한 바다가 뭣이 좋으냐 했더니 "I don't like fish." ㅎㅎㅎ

    너는 효녀 딸을 두어서 여기 저기 같이 잘 다니는것이 부럽다.
    아들도 열심히 현장 실습으로 산 교육을 시키는 구나. 내가 똘똘하다고 그런다고 전해라.
  • ?
    홍경삼 2009.08.26 14:22
    재미 있게 놀고, 실습 시키고, 맛 있게 자시고 이 보다 더 한 나들이가 어디 있나요?

    항상 손주들과 다니시는 모습 잘 보고 있습니다.
  • ?
    정성자 2009.08.26 14:22
    딸내미가 날 닮아서
    오만데 쏘다니길 좋아합니다.
    다행인건..
    사위까지 한통속인거지요.

    우리는 맨날 짝짜꿍이 되어서
    쑥덕쑥덕~ 쑤근쑤근~
    그예 일을 벌리지요만

    왕서방은
    당최 어디 나다니는걸 싫어하는데다
    차를 오래타면 멀미까지..
    마눌 혼자만 보내려고 술수 쓰다가
    꼭 한소리 듣고서야 마지못해 따라 나섭니다요.

    두 여자가 눈을 흘기며
    "내가 과부랍뎌?"
    "엄마가 과부야욧~?"

    따라와서도 그 잼난 맛조개잡이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그늘막에만 앉아있는 아빠를 딸이 가서 데리고 옵디다.
    그때서야
    신기해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뒤늦게 필이 꽂혀설랑 삽질한다 호미질한다 날리부르슨데
    이미 조개동네에 파다하게 소문이 났던가?
    헛손질에 헛탕만 치고..
    메롱~ 입지요 하하^^

    [떠나야 추억도 생긴다] 는 말 가심에 새기며 삽니다
  • ?
    이신옥 2009.08.26 14:22
    어제밤에 여기 답글쓰고 너랑 이정자를 꿈에 보았다.
    꿈에 너네 집엘 갔는데 가마솥이 여기 저기 걸렸고 집이 무지 큰데 너는 정신없이 바빠 들락날락. 잠깐 보았다.
    대신 네딸을 보았지.
    너네 엄마 산에라도 가시면 이 큰집이 절간 같겠다 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의미있게 웃더라.

    그런데 이정자가 마침 4-5살 된 아들을 데리고 놀러 왔다.
    나도 안아 보니 애기가 아주 무거워.
    정자 너 안 닮았다 했더니 아냐, 나 많이 닮았어.
    다시 잘 보니 입가랑 닮은데도 있더라.
    주인인 너네는 애기에겐 카레 라이스와 콜라를 주는데 우리에겐 점심도 안준다.

    네가 바쁘구나 눈치채고 우리 나가서 점심 먹자하니까 정자는 "나는 됐어." 살찐다고 안먹는대.
    이상 개꿈 story. 깨고 나니 많이 피곤하다.

    왕서방님, 어디 나다니는것 싫어 하신다니 꼭 누구 닮았네.
    그래도 강력하게 옆에서 거들어주는 딸이 있어 좋겠다.
    아들들은 그저 그렇거든.

    또 아들 며느리가 시부모님 같이 피서가자고 난리치는것 보았니?
    차라리 안가는것이 피서지.

    내가 바다에 간 심심한 이야기도 곧 올리려고 한다. 교통이 좀 덜 복잡해지면.
  • ?
    정성자 2009.08.26 14:22
    저녁에 먹은 코피한잔에 잠이 철리말리 도망가서
    11시면 내겐 늦은밤인데 눈이 말똥말똥~

    네 꿈 이야기 읽고 을매나 웃었던지...
    한여름밤의 犬夢 맞다고요
    가갈갈^^

    울집에 온사람 끼니 챙기는건 잘 하는데
    네꿈에선 어째 인심이 그리 고약하다냐...나 원 참.

    내일 다시 연속으로 내 꿈 꾸도록 해 봐
    그땐 진수성찬으로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줄거니까..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고
    울 아들 역시 어디 가는건 딱 질색인기라.
    그래서 애저녁
    아들네랑 가는건 맘 접었다우.

    지 오래비랑 함께 가려고 약속까지 햇는데
    두번인가 펑크 내는 바람에
    울딸도 두손 들고...

    대신 집으로 쳐 들어오니 꼼짝없이 손님? 접대 으흐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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