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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12.12.23 00:34

North Carolina 여행 # 6

조회 수 73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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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나가 남아 있는 뒷뜰


 

 

11/2/12 (금)

 

오후에는 Monica 네 집을  방문했다.
이 집은 22년전, 그러니까 Hurricane Andrew가 오기 2년전에 운좋게 마이아미를 떠나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소식이 한참 끊어졌다가 여기 오기 바로 전에 어떻게 연락이 되어 오랜만에 다시 만나볼수 있었다.
저녁을 대접한다는데 우리는 저녁 7시에 또 강의가 있어 부지런히 교당으로 와야하니 시간이 촉박했다.

 

Monica 네 집은 숲속에 있는 전형적인 미국식의 자그맣고 아담한 이층집이였다.
부엌, 거실, family room 등이 아래층에 있고 위층은 침실이다. 

나무 많은 동네라 마루 바닥이랑 집안을 온통 또 나무로 치장을 했다.
세 아이들은 다 커서 나가고 두 양주만 살고 있는데 지은지 이십년이 되었다는 집이 지금도 새집 같았다.
 

부엌에서 차 마시며 내다보는 뒤 뜰에는 키큰 나무들이 노랗고 빨갛게 물들은 잎새를 하나하나 떨구고 있었다.
마당은 수북한 낙엽으로 온통 가을이였다.


 

쭉쭉 뻗은 키큰 나무들이 너무 멋있는데 요즘은 이곳 내륙까지도 태풍이 가끔 와서 근심꺼리가 되기도 한다.
나무 하나가 집 가까이 있어 짤라 버리려고 하니까 무려 1200불을 달라고 하더란다.

사실 나무들이 집 두세배쯤 되게 키가 커서 집을 다치지 않게 위에서 부터 조금씩 잘라 내려와야 하기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란다.

다시 수소문해서 600불 짜리 싼것을 찾아 이웃집과 반반 내어 해결했다고.
무턱대고 키큰 나무들 멋있다고 감상에 잠길 일이 아니였다.

 


옛날에 Dr. Quin 댁도 숲속에 있어 뒷뜰은 키큰 나무들이 하늘을 덮었었다.  

나무가 너무 많아 낮에도 마당이 어두컴컴했다. 
그때도 바닷가엔 가끔 태풍이 왔지만 이 안쪽에 사는 사람들까지 나무를 짤라내야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어느핸가 여름에 N.C. 바닷가에 있는, 같은 group 후배의 처갓집에 여러명이 놀러갔었다.

그 후배는 금발 머리에 키도 크고 꼭 영화 배우처럼 잘 생긴 녀석인데 wife도 아주 귀여웠다. 

wife는 그 집에서 낳고 자랐는데 태풍이 온다고하면 다들 내륙으로 피난을 갔단다.
태풍이 지나고 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년례 행사인데 자기는 걷는것보다 헤엄치는것을 먼저 배웠다고.

 

커다란 집은 이층으로 바닷가에 면해있어 Boat 대는 곳이 있고, 거기에 가재 잡는 나무 구럭을 항상 물속에 담가 놓고 살았다.
아침이면 그것을 들어 올려 보는데 그 속에는 게, 생선등이 잡혀 있었다.

꼭 무슨 동화책 속에 나오는 집 같았다. 

 

그곳 바다는 살아 있어 해초 때문에 물은 노랗기도 하고, 푸른 색과 섞여 연두색이였다.
나는 오후 한나절을 뜨뜻한 바닷물에 둥둥 떠있는것을 즐겼다.
소금 물이라 둥둥 뜨는것이 힘이 하나도 안들어 하루 종일이라도 떠 있을것 같았다.    

 

-------------

 

모니카 엄마는 새우 튀김에, 갈비 찜에 나물들, 시루 없이 만드는 팥 시루떡까지 준비했다.
그런데 나는 이 엄마의 유명표, 오이나물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옛날에 이 엄마가 만들었던 오이 무침에 내가 홀딱 반했었다니까 그것도 만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미국 오이는 Wax 바른것도 못 마땅하고, 값도 비싸서 나는 서뿔리 시작도 안하는데

이 집의 오이 나물은 유난히 맛이 있었다. 

그 비결을 물었더니 소금에 절여 꼭 짜가지고는 겁도 없이 생마늘을 막 다져 넣었다는 거다.

 

나는 입에서 마늘 냄새 난다고 생 마늘은 엄두도 못내고 늘 마늘 가루를 조금 뿌리는 시늉만 한다.
그러니 내가 무친 오이나물이 맛이 있을리가 없었다.
생 마늘의 위력을 그때 알았다.

그때 초면에 모니카 아빠는 내가 마이아미에서 제일 맛있는 만두를 만든다고 손을 들어주었다.

 

그 집이 음식 장만하느라 애를 썼는데 서둘러 먹고 마시고, 겨우 두어 시간 남짓 만나보고는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야했다.
한적하고 캄캄한 시골길을 달려 교당으로 돌아왔다. 

 

 

11/3/12 (토)

 

오늘은 토요일이라 남편의 강의가 오전에 있었다.

"Emptyness and Wonderous Existance  (진공묘유, 眞空妙有).
둘이 아니라 한가지의 양면을 말한다.
Sariputra  는 제일 지혜로운 부처님의 제자 (the most wise deciple of Buddha)... "

매일 귀 아프게 듣는 소리를 나는 다시 또 복습한다.

 

교화단의 교도들, 한 열명쯤이 모여 교무님이 만든 만두 탕수, 두부 조림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어떤 사람은 농사 지었다고 고구마와 풋고추를 가져 오기도 하고,
자기는 Air con도 없이 살면서 교당에 10,000 불을 내 놓았다는 여자 부회장... 
그 남편은 점잖게 생긴 사람이 도교 (道敎)에 특별히 관심이 있다는데 마침 내 옆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교당에만 오면 항상 맛 있는 음식을 먹는다고.

 

점심후에는 사람들이 방바닥에 앉아 한국 차를 마셨다.
방석도 놓고 한국식 창호지 문도 달아 꼭 시골 집 장판방 같은 곳에 앉아 민들레차, 쑥차 같은 차를 마신다.

정식으로 우리 다기(茶器)에 서서히 우려낸 우리 전통차를 마셨다.  

 

오후에는 교무님이 굳이 ice cream 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Ice Cream 좋아도 안하는 나는 저녁밥 맛 없어진다고 사양하는데 굳이 끌고 간다.

 

지평선 저쪽에 무성한 숲이 있고, 앞에는 끝도 없이 평평한 밭이 있는 벌판 한가운데 휴계소처럼 자리 잡은 Ice Cream 집이
이곳 명물인것 같았다.

별별 종류가 다 있는데 나는 호박 (Pumpkin) 아이스크림을 Cone 에 담아 달라고 했다.

나는  옛날부터 ice cream 보다도 그 그릇, 과자같은 Cone 에 더 정이 간다.
밖에 나와 Porch 에 앉아서 먹는데 달지도 않고, 은은하게 호박 맛도 좀 나고 맛이 있었다.

 

저녁은 인도 음식으로 정신과 의사인 유태인 남자 회장이 낸다고 했다.

하필이면 왜 또 인도 음식이냐 했지만 아뭇소리 말고 그냥 따라가야 했다.

인도 사람들은 음식을 전부 손으로 집어 먹는다고 해서 인도 음식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않다.
 
하얀 테이불 보가 깔린 꽤 고급스런 인도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기름에 뻥 튀긴 인도식 빵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는데 Nan이라고 반죽을 부풀여 오븐에 구은 빵은 맛도 있고, 멋도 있다.
Pita 같은 스타일인데 맛은 더 낫고,  미국 가게에도 나오지만 값이 비싸다.

 

Tomato 를 잔뜩 넣어 핑크색의 쏘스에 담겨진 닭고기를 조금씩 Nan 과 함께 먹는데 별 맛을 모르겠다.
Curry 넣은 음식도 나왔는데 우리 식도 아니고 아주 낯 설었다.
다행히 아침, 점심에 아이스크림 까지 먹어 시장하지 않은것이 다행이였다.

 

이곳 교무님은 차돌맹이처럼 단단하신 분이 힘이 넘치고 잠시도 가만 있지를 못하신다.

항상 머릿속에서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궁리하느라 바쁜 분이다.  
미국 사람 교도들에게 오늘은 누구, 내일은 누구 하면서 우리를 안내하고 식사 대접하는것 까지 다 맡겨 놓았다.

 

이곳은 또 얼마전에 바자를 했다는데 남은 물건마다 염주, 그림, 하다못해 법회 안내하는 종이 쪽지에 까지 가격이 써 있었다.
생강차도 한국 가게에서 생을 빡쓰로 사다가 차를 만들어 작은 병에 넣어 판다는데 8불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마이아미 교당은 아직도 한국식으로 돈을 말하는 것이 불편해서 다 거저 주고 처분만 기다리는데 여긴 공공연하게 전부 돈이다.
돈이 없으면 이런 교당이 하루도 지탱할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킨다.

사실 미국 사람들은 원래 이런것에 익숙하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는것 같았다.

 

 



교도들과 함께 즐거운 교무님 






뜰에서 만난 내가 좋아하는 가을 꽃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 K.271 Eflat m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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