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들과 웃으며 통화를 하던 아내가 "응,그거 아빠가 항상 가보고 싶어하던거야. 좋지~"하며
나를 힐끔 처다보며 "생각지도 않은 좋은 선물 받았네"한다.
미국에 근40년을 살면서 음악회는 몇번 가보았으나 발레는 한번도 못 가보았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Nutcracker) 아니면
백조의 호수(Swan Lake)를 공연하는데 여의치가 못했다.
드디어 12월 13일(금) 아들이 구입한 무대 앞 오케스트라席 4번째 줄에 앉아 그렇게도 보고싶던
San Francisco Ballet "Nutcracker"를 관람했다.
Hall엔 작지만 호두까기 인형이 놓인 X-Mas Tree가 반기고...
내부가 모두 금빛인 호페라 하우스는 화려하다.
공연 중 사진을 찍지말라는 주의사항에 따라 팸프랫 사진을 아래 몇장 올린다.
우리 내외가 제일 감명 깊게 본 "Snowfrakes" 중에서...
천장에서 백설이 내리고 17명의 발레리나의 현란한 율동,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어울러 관객을 사로 잡는다.
"왜 여태 이런것 관람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나?" 자책감이 든다.
공연 도중에 정말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다.
일막 중간 지점에서 무대가 주인공 Clara가 꿈을 꾸며서 배경 화면이 모두 커지는 장면이라 음악도 요란스럽고
조명도 번쩍번쩍 하는데 관중석을 밝히는 천장 생데리아가 켜지고 레저빔이 무대 양쪽,천장 4군데서 번쩍 거린다.
관중들을 무대 연기자들로 둔갑 시키는 현대식 기법인가? 하며 두리번 거린다.
지휘자는 지휘를 열심히 앞에서 하고 그 순간의 무대의 배우는 다행히 단 두명 뿐이고...
음악소리에 섞여서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화재경보를 알리니 모두 밖으로 나가시요. 승강기는 타지 말고..." ???
무대 커탠은 내려지고 음악 연주도 멈추고 관중들은 서로 두리번 거리면서 일어나 조용히 실개천이 흐르듯
출입구로 걸어들 간다. 누구하나 소리를 지르거나 먼저 나갈려고 하는 눈치도 없다.
뒤에 7-10살짜리 자식을 데리고 온 엄마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속삭인다.
"너희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손잡고 함께 있어야 한다."
요란스런 화재경보 사이렌은 없었다. 단지 화재경보燈만 번쩍일 뿐.
추운 겨울 날 밖에서 아무런 불평 없이 조용히 기다리는 관중들...
"아~ 이게 바로 성숙한 문화국민의 태도구나~"
소방차가 달려오고...
15분 후 이상 없다면 다시 입장을 시킨다.
후에 도우미에게 물어 보니 왜 그랬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오늘이 바로 미국에서 말하는 凶日 Friday 13th.이라서 이런 일이???
하여간 질서정연하게 다시 입장한 관객은 물론 우린 더 뜻있게 남어지를 감상했다.
귀에 익은 음악에 맞추워 아릿다운 발레리나의 율동 속에 나의 뮥신은 환상 속을
해메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인사하는 모습은 후래시 없이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커텐은 내려지기 시작한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별 할 시간이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 화려한 장면,장면, 음악이...조용히 내 귀에 맴돌고 있다.
집으로 오는 차 속에서 아내가 부탁한다.
"이제 매년 갑시다."
"The Sugar Plum Fairy"
"Snowflakes"
"Chisese Dance"
난 발레는 잘 모르지만 발레를 관람한것 보다
부인과의 우아한 외출이 더 좋아보인다.
공연 전 그런 불상사는 없었어야 했는데
그 큰 실수도 좋게만 보는 네가 훌륭한 관객이지
주최자는 철면피한 장사꾼같구나.
사과도 사죄도 없다니....
예술의 고귀함은 순수함과 진실에있건만은
관객의 높은 문화 수준에 기댄
공연 장사꾼의 위선에 가까운 태도가 않 좋게 보이니
난 어쩜 타고난 장사꾼인가 보다. 하하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