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여섯이 모였으니
안봐두 비디오 안들어두 오디오라구
깨진 접시는 무릇 기하이며
안주감으로 씹힌 인촌은 또 무릇 기하이드뇨..?!
거기에 생전 첨으로 동숙하게 된 친구들과 만리장성도 쌓아야지
그까짓 잠 좀 설치는게 뭔 대수라더냐
해도해도 끝이 않나는 수다에 웃기는 또 얼마나 웃었던지
배가 다 아플지경에 소화도 다되어 출출하기까지.
`잠 좀 자자 잠 좀 자`
말은 그리 하면서도
늘 그랫듯이 여행지에서의 첫날밤은 설레임과 흥분으로
쉽게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 날 새는일이 어디 한두번이래야 말을하지.
잠 이기는 장사 없다구
그러다가..슬그머니
하나 둘씩 조용해져서...
`잘 자 내 꿈 꿔`
얼마나 잤을까?
잠결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한쪽에선
`아직은 신새벽인데..왜 벌써 일어나고 그래?`
한꺼번에 욕실 밀리는것두 피할겸 일어나서 준비하는데
`때르릉~`
사부를 찾는다는 전화에 화들짝 놀래가지구 받아보니
사이기가 데이트를 하잔다.
오 예~!!
찍어 바르랴 옷 챙겨 입으랴
콩튀듯 팥튀듯 하고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잔뜩 흐려있어
일출구경은 역시 물건너 가삔네.
코끝으로 비릿한 바닷내음이 바람결에 실려오고
아~~~여기 통영!
그제서야 우리가 여행중임을 실감하며 사이기팔에 내팔을 감는다.
그리고
천.천.히
등대길을 걸어서
..........!!!
아무말도 필요없음.
한참만에
`이거 꿈 아니지?`
내가 물었던가?
아니
사이기가 물었던가?
그도아님
내 혼자 생각이엇든지...
우엣돈등 그때 무지 좀 헷갈리우스 했승께.
리조트 2층 동백정에서 시원한 북어국으로 아침식사를 끝내고
정해진 일정따라 관광을 한다.
배를 타고 해금강을 한바퀴 돌아보는데
날씨가 흐린탓에 바다에는 안개가 낀양 주위 섬들이 뿌우옇게 떠보이지만
아무렴 어때 우리들 맘은 맑음 그 자체인걸.
이년전이던가 마산에서 풍랑을 맞아 부득이 딴곳으로 발길을 돌릴수밖에 없었던 곳
그 아름다운 외도를 이제서야 돌아보며 감회에 젖는다.
가끔씩 빗방울이 긋고 가고
친구들과 함께 걷는 꽃길이 천상으로 가는 길이련가
마음은 한껏 풍선처럼 부풀어 부~웅 뜬것처럼 마냥 행복해서
이런마음 이런느낌이 영원토록 그대들에게 남이있기를 속으로 빌면서...
매 순간
발길 머문 곳 어디든 아쉼과 미련이 남아 쉽게 발길이 안 떨어져
뒤를 돌아보며 머뭇거리지만 쏜 살처럼 달아빼는 시간에 쫓기며
외도를 떠나오니 어느덧 점심시간.
집 떠나오면 좋은거 하나
매끼 반찬걱정 안하고 주는대로 넙죽접죽 받아먹기만 하면 되니깐.
해물탕으로 배를 채우고
이순신 장군을 뵈오러 한산섬으로 향한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고
이순신장군의 무용담이 아득한 전설속 이야기인양 귓등으로 흘리며
수루에 올라가니 큰칼 옆에차고 깊은시름에 잠겨있는
장군의 모습 (드라마에서 이순신으로 분한 김명민) 이 떠올르면서
'참 장군님은 잘도 생기셨지..'
엉뚱한 생각에 혼자 웃음을 지으니 분위기 파악이 영 안되네.
한산섬 돌아보는걸로 오늘 일정은 일찌감치 끝이나고
횟집에서의 저녁만찬이 또 우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데
그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기쁨에 겨워 가슴이 벅차고 그저 먹먹해질 뿐.
지금 여기
우리 모두
45년전 아니지 부고입학부터 계산하면
48년의 인연으로 함께 있다는 사실
그 하나가
눈물나게 고마워서 목이 멥니다.
한쪽에서 술잔을 부딛히며
`위하여~!`
다른쪽서 질새라 또 또 ..........또
`위하여~!`
이 밤 취하지않고 어찌 맨정신으로 보낸답니까
술을 따르시요 잔이 넘치도록
여기 함께 못 온 친구들의 잔에도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잔에도
그리고 우리들의 잔에도
걱정.근심.슬픔.안타까움.미움.시기.질투.원망.모든걸 털어넣고
쭈~~~~~~~~~~~욱
마십시다.
다들 거나하게 취해서 노래방으로 우우 몰려갑니다.
이방 저방 다니며 노래하고 춤추고
이미 목소리는 쉬어서 꺽~꺽~ 쇳소리가 나오지만
아무도 못 말리니
이대로 살다 가게 냅둬유.
왁자하던 노래방도 막 내리고 나오니
그때 시간이 10시 30분
아직 초저녁이라구 박박 우겨보지만
반 강제로 봉고에 구겨넣어져서 숙소로 옮겨집니다.
몇호던가?
우리방 식구들을 초청해줘서 거길 갔었고
놀다온건 확실한데...
기억이 가물거리는것이 취중에 저지른 짓?거리임에 틀림없으렷따.
몬일 없었쥬?
에구 징혀라
아직도 취중천국에서 헤매는 맹워리구머뉴.
지송^^
맹워리가
ㆍ 기념앨범
ㆍ 기념앨범
2016.03.29 15:33
가물거리는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 졸업 45주년 기념여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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