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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사회정책부장
 


2.3대1(해병대 입대 경쟁률).                        



연평도를 공격한 뒤 환호작약했을 김정일 정권은 이 수치를 본 순간 아차 싶었을지 모른다. 한국이 보복을 다짐한다거나 미 항공모함이 달려오리라는 정도는 북한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격 타깃이었던 바로 그 해병대에 젊은이들이 입대하려 줄을 선다니, 북한으로선 이게 뭔가 싶을 것 같다.

지난 1일 시작된 해병대 12월 모집 경쟁률이 8일 현재 2.3대1을 넘겼다. 마감까지 닷새가 더 남았는데도 작년 12월의 최종 경쟁률(2.25대1)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해병대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수색병과(兵科) 경쟁률은 무려 15대1까지 올라갔다.

연평도 기습도발로 해병대원 2명이 전사했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금도 북한은 해병대가 지키는 서해 5도에 대해 추가도발을 공언하고 있다. 그런데도 스물을 갓 넘긴 젊은이들이 겁을 먹기는커녕 올 테면 와보라는 양 해병대에 손을 들고 있다.

믿어지지 않는다면 인터넷에 들어가보라. 포털 사이트마다 스스로를 '예비 해병대원'이라 지칭하며 "어떻게 하면 해병대에 들어갈 수 있나요"를 묻는 질문들이 매일 수십 개씩 쏟아지고 있다.

연평도 피격 다음 날, 한 지식검색 사이트에 자칭 '예비 해병인'의 질문이 떴다. 그 내용이 하도 기분 좋아 그대로 옮겨 본다.

"어제 (해병대) 면접 보고 왔어요. 윗몸일으키기는 1분 59개 만점에 49개고요, 팔굽혀펴기는 49~50개 만점에 26개 했습니다. 많이 연습했는데 알이 박여서…. 면접 때 주적(主敵)이 누구냐 물어보시기에 북한이라고 답했습니다. 저 붙을까요? 떨어져도 끝까지 지원하긴 할 건데 한번에 가고 싶습니다. 어떻게 될 것 같으세요, 선배님들?"(아이디 'dngls2222')

붙을 때까지 지원하겠다는 청년에게 해병대 선배는 이렇게 화답해주었다.

"해병대 올해 전역한 예비역입니다. 아마도 붙으실 거 같네요~. 북한이 주적 맞고요, 아주 '베리 굿'입니다. 합격 확률이 90%는 되는 것 같습니다."(아이디 'jamellas')

해병대뿐 아니다. 올봄 천안함 침몰 직후 해군 지원자가 줄어들까 봐 걱정했으나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지금도 해군은 2대1 이상의 경쟁을 뚫어야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문이다. 고(故) 한주호 준위가 활약했던 해군특전대(UDT)나 해난구조대(SSU)의 경쟁률은 3~4대1에 달한다. 희한하게도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군역(軍役)이 위험할수록 더 몰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만 놓고 젊은 세대의 애국심이 살아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를지 모른다. 이왕 갈 군대라면 힘든 곳에 다녀오는 것이 '쿨(cool)'하다는 신세대 특유의 오기일 수도 있다. 애국심이든, 오기든, 중요한 것은 하나다. 북한이 벌여놓은 군사협박의 기싸움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젊은 세대의 국가관과 안보의식 해체를 걱정해왔다. 주적이 누구인지조차 헷갈리는 그들이 과연 조국을 위해 총을 들 수 있을지 의심해왔다. 그러나 젊은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기성세대다. 지난 10여년간 학교는 '국가'를 가르치지 않고, 사회는 '안보'를 등한시한 자업자득의 결과다.

역설적으로 젊은 세대의 숨어 있던 안보 본능을 북한이 일깨워 준 셈이 됐다. 연평도와 천안함에서 희생당한 것은 20대 초반의 청년들이었다. 또래가 죽는 것을 보고 청년들은 자신의 적이 누구인지를 실감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해병대 지원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일 정권은 이 땅의 젊은이들을 잘못 건드렸다.
 
서해 5도를 사수한 소녀시대
 
1951년 4월 2일, 해병대 독립 제41중대는 강화도 서북단에 위치한 교동도를 기습 점거하였습니다.  당시 피아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중이었기 때문에 강화도, 황해도 연백, 경기도 개풍을 동시에 감제할 수 있는 교동도를 확보하였다는 것은 한강 하구를 우리의 의도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찬란했던 서해 5도 확보 작전의 시작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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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동도는 지금도 전략 요충지입니다 ]


 
아군의 점령 전까지 교동도는 군사적으로 무주공산이었지만 강 건너 연백에는 대규모의 북괴군 8사단 2연대가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군사적으로 교동도를 점령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순순히 내어주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연평도 포격 사건처럼 교동도에 수시로 포격을 가하여 위협을 가하는 것과 동시에 간첩을 침투시켜 후방을 교란하는 양동 작전을 구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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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동도에 대한 북한의 집요한 공세가 계속 되었습니다 ]


 
원래 작은 교동도에는 2천여 명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지만 전쟁 통에 외지에서 유입된 피난민들로 인하여 거주인구가 1만을 상회하면서 간첩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여건이 조성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제41중대는 교동도를 선점한 후, 진지 구축 같은 군사작전 외에도 적극적인 대민교육활동을 벌여 전선 바로 뒤를 혼란시키려는 북괴군의 기도를 일거에 제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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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동도에 많은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북괴의 공작도 벌어졌습니다 ]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한 가지 일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교동도를 점령한 독립 제41중대는 군목이었던 신성국 소위가 정훈조를 조직하여 간첩 색출과 더불어 거주민들을 상대로 한 방첩교육 같은 민사작전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병력이 부족하다 보니 현지에 거주하던 많은 민간인들이 부대활동에 자진 참여하여 해병대의 활동을 적극 도왔고 그중에는 5명의 여고생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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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상륙 당시 후방작전을 펼치는 해병대의 모습 (사진-Getty Images) ]


 
원래 교동도에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에 그녀들이 진짜 여고생이었는지 아니면 학정을 피해 이북에서 피난 온 학생들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포탄이 날아다니는 최전선 일대에서 중요한 활동을 벌이기에는 너무나 어린 소녀들이었음은 확실합니다.  따라서 해병대는 위험을 경고하며 이들의 활동을 만류하였는데, 소녀들의 결심을 바꿀 수 없어 결국 민간인 계도 활동에 투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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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전 옹진반도에 주둔한 제17연대를 위문한 여고생들의 모습


도서작전에서 활약한 여고생들도 아마 이런 소녀들이었을 것 입니다 ]


 
사실 오늘날과 달리 당시에 여고생이라면 상당한 인텔리 계층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한마디로 지식과 미모를 겸비한 여고생들의 적극적인 정훈작전이 후방 대민계몽에 상당히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해병대 전사에는 소개되고 있습니다.  굳이 언급하자면 그녀들을 당대의 소녀시대라 칭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녀들의 활동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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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여고생들은 지식인 계층이었습니다 (휴전 반대 데모) ]


 
제41중대는 교동도를 떠나 다음 목표인 백령도를 점거할 예정이었고 당연히 소녀들의 동행을 거부하였습니다. 그러자 여고생들은 몇 날을 울고불고 애원하였는데, 결국 무지막지한 떼쓰기 전술로 귀신잡는 해병대를 처참하게 굴복시킨 소녀들은 백령도까지 동행하여 후방 작전을 계속 하였습니다. (여담으로 august도 사춘기에 접어든 딸내미와 싸워서 이겨 본 적이 없습니다 -.-;) 해병대 전사를 살펴보면 그녀들은 이후 해병대와 함께 대동강 하구의 석도까지 침투하여 후방작전에 종사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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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란 속에 활약한 수많은 소녀시대가 대한민국을 수호하였습니다


(전쟁 당시 해병대에 자원 입대한 최초의 여성 해병 문인순 여사) ]


 
아쉽게도 여고생들의 정확한 신상이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분명한 것은 그녀들도 서해 도서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던 숨어있는 해병대원임에 틀림없다는 점입니다.  전란 속에 활약한 그녀들의 노고로 지켜낸 서해 5도와 NLL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해병대의 서해 5도 사수에 기여를 아끼지 않은 당대의 소녀시대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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