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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가며 
        칠곡밥(찹쌀.팥.콩.현미.보리쌀.수수.조) 짓고
        나물 일곱가지(시래기.취.아주까리.호박오가리.가지오가리.무.버섯) 볶고
        시래기 된장국 끓여서 삼삼한 짠지무랑
        이른 점심을 먹었습니다.

        "정월 대보름 시세 음식인 오곡밥과 보름나물은 일찍 해 먹니라"
        친정엄니께서 누누히 일러주셨것지만 귓등으로 흘러들었으니 알리가있나.

        사십 몇년을 거슬러 올라
        맹워리가 솜털 보송한 새색시일때
        정월 대보름 전날이었지요.
        오곡밥 해 먹을거니 집에 일찍 오너라 하시는 말씀에
        천지분간이 안가는 맹추 새댁은 마냥 늘짱거리다 아마 오후 서너시쯤.
        그렇지요.
        내딴엔 저녁 지을 시간 맞춰서 가면 되려니 한거니까.

        막 시댁 문턱을 들어서는데...
        청천벽력!
        너무 늦게 오는 철딱서니없는 며느리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나신 시어머님의 불같은 호령에 그만 혼비백산 했던
        그 일이 바로 엊그제련양 눈에 그려집니다요.

        그로부터 지금까지 한해도 안 거르고 챙기는 정월대보름 시세 음식이건만
        아마도 우리 世代를 마지막으로 이 짓거리도 끝이나지 싶습니다.

        넉넉하게 만들어 아들네며 딸네 나누어주면
        "엄만 힘든데 이런거 뭐하러 만들어~" 이럽니다. 내 참..

        "어림없는 소리 마라"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내 몸 움직일 수 있는 동안은
        쭈~~~~욱
        오곡밥과 보름나물은 계속되리니...

        정월 대보름날 밤
        둥싯~ 떠오른 쟁반같은 둥근 보름달에게
        내가 아는 모든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었습니다.

        이틀후가 지난 오늘은 雨水
        말그대로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뜻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가 되었습니다.

        1월 한달내내 매섭게 몰아쳤던 혹독한 추위도
        며칠전 100년만의 기록을 세우고 내린 영동지방의 그 끔찍한 눈폭탄도
        이젠 지나간 일들로 기억되었으면 싶습니다.

        변화무쌍하고 예측불허인 자연앞에 늘 허둥대지만
        거실창 밖으로 보이는 앞산에 보~오얗게 물안개가 피어오르는건
        분명 봄이 우리곁에 바짝 다가와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겠지요.

        아직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됩니다.
        언제 또 날씨가 헷가닥할지 모르고
        기온차 심한 환절기가 더 위험하기도 하니까요.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내린 음울한 긴 겨울을
        용케 잘 견뎌 온 당신과 나
        오늘도 홧팅~! 입니다.

        맹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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