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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11.02.23 15:06

베네트씨 이야기 3

조회 수 1540 추천 수 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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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좀 누그러진  2월 9일 아침.

 

베네트씨는 한달 예정의  여행으로  아리조나주의  Tuscon으로 떠났다.

 

떠나기전 토요일 아침에 Down the street라는  식당에서 함께 아침을 먹으며

 

갑자기  긴 여행을 떠나게 되는  사연을 들었다.

 

고향친구 한명이 Tuscon에 사는데   back surgery를  하게되어  수술전에

 

정밀검사를  받던중  뇌에 종양이 발견되어   먼저 뇌수술부터  받게 되었고

 

수술후 회복할때까지  병원에 머물어야 하는데  회복기간 동안  그녀가 기르던

 

열네마리의  말과  여섯마리의 개와  다섯마리의 고양이와  수십마리의  닭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여  그가 기꺼히 그일을 맡겠노라고  약속하여  떠난다고....

 

다른 가족은  없냐고  물으니  평생 독신으로 지내서  아무도  없다고 한다.

 

젊어서부터  말타는것을 즐겼다는 베네트씨는  은퇴한 후에도  가끔씩 승마를 즐겼고

 

마굿간이 딸린 큰집에서 살다가  콘도로 이사하면서도  말은 팔지않고 친구네집 마굿간에 마껴

 

두고  수시로 들여다보러 다니다가  할수없이 다 처분한지가 몇년되었다.

 

한달 머무는 동안  말도 타보겠다고 자기 말안장을 가지고 간다며  한껒 들떠보였다.

 

 

이곳에서 아리조나까지도 무척 먼 거리여서  왕복 3000마일이 넘는다.

 

노인 혼자  그 먼거리를  드라이빙해서 가는게  좀 불안한 생각도 들었다.

 

갑자기 날씨라도 나빠지면... 눈이라도 쏟아지면..  졸음이라도 닥치면...

 

 

그는 문제없다고... 라디오로 좋은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운전할것이고..

 

가는 도중에도  해가 지기전에  숙소를 찾아  이틀이나 묵으면서  쉬엄쉬엄 갈터이니

 

걱정하지말라고 한다.

 

 

그가 떠난후  남편은 걱정스러운지  두어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소식이 깜깜...

 

분명 말타기에 몰두하여 정신없이 지낼꺼라고 생각했다.

 

2월 17일 아침, 베네트씨가 전화했다.

 

Tuscon에서 지내는 재미가 어떻냐고  물으니  느닷없이  같이 아침을 먹자고 한다.

 

아니.,   집에 돌아왔느냐고 물으니   그렇다는 대답.

 

 

16일 저녁에  귀가했다고 한다.

 

그의 고향친구 Pam이라는  여인은  오랫동안 군인생활후 제대하여   아리조나에 정착했고

 

가축들을 기르기 시작했는데   동믈을 기르는  습관이  차츰 병적으로  발전하여  사람과 가축을

 

별로 구별하지 않고 생활하는게 일상생활이 되어버린듯 하다..

 

마굿간과 붙어있는  작은 방 두개와 부엌 한개,,  욕실 한개의  시골집은  완전히 괴기영화에 나오는

 

세트같았고   도착한 날 ,  피곤한 몸으로 침대에 누우니  건너편 천정에 매달아 놓은  선반위에서 

 

세마리의 고양이가  자기를 내려다보고 그르릉 거리는걸  발견했다고 한다.

 

침대옆 창문밖에서는  여섯마리의 개가 밤새도록 짖어대고... 

 

Animal channel에서 보여주는 동물일화중에   Animal hoarding 에 관한  에피소드를 가끔 볼수있다.

 

관리를 못하면서도 무조건  아무 동물이나   데리고 지내다가  포화상태가 지나쳐  잘 먹이지못하고 

 

씻기지   못해  병들고  결국  주인은  동물학대죄로 체포되고 동물들은  병원으로  실려가게되는   경우..

 

베네트씨가 처한 상황이 바로 그 것이었다.

 

젊었을때 기억속에만 있는 옛친구의  현재상황을 전혀 모르는채  도와주려는 마음만 앞섰던게

 

실수였다. 

 

허허벌판 외딴집에  어디를 보아도   가게 한채 없고  20마일쯤 달려야 겨우  작은 동네가 나오는데

 

식당도 없고  옛날 서부영화에서나 보았던  식당과 술집을 겸한 salon 이라는 주막집이 한채...

 

겨우 하룻밤을 더 지낸후   할수없이  병원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하여  미안하지만  약속했던대로 

 

한달간 동물을 돌보는 일을 못하겠는데   무슨 방법이 없겠냐고 물으니 ...

 

간단한 대답,   자기가  不在 中일때마다  부탁하는  은퇴한 수녀님이 한분  계시니 그분에게 연락하여

 

대신 돌보아달라고 하면 된다고...   

 

수녀님을 만나   간곡히 부탁하니  충분히 이해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분도  집안에는 너무 끔찍해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먹이만 준비해주고  가신다고

 

 집안에서 고양이들을 키우니 그들이  온갖 가재도구를 다 뒤집어 엎어  섷합마다  다 열어 놓고

 

 이불이며 옷가지들은 모두 바닥에 흐트려뜨려  발딛을 틈도 없고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한다.

 

 베네트씨 생각으로는  그 친구는 뇌종양때문에가  아니고   동물들을 잘못 관리한 탓으로 얻은

 

 온갖 균때문에  생명을 단축시킬것 같다고...

 

 

  그곳까지 가는데  2박3일  돌아오는데 2박3일,  TV도 없고  쏘파도 없는  헛간같은 집에서

 

  이틀,    그렇게  들떴던 여행은   8일만에 허망하게  끝났다.

 

  집에 돌아와  잘 정리된  침실, 자기 침대위에 누우니  너무 행복해서 눈믈이 날 정도였다고...

 

 

  그 여행은 참 뜻깊은 여행이었네.... 그렇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었으니...

 

  맞다, 맞어.... 축하하는 의미로  점심 초대.

 

   카레라이스에  새우,    쌜러드로  셋이 점심을 먹었다.  지옥으로 부터의 탈출 축하!

 

 

 

   마누라가 살아있었으면  그런 여행을 갈 생각조차 안했을텐데...라고 혼자 중얼중얼 

 

   하는 베네트씨....

 

   악몽을 꾼거지   하니    ...  또 맞다, 맞어!

 

 

 
  • ?
    정성자 2011.02.23 15:06
    재미난 단편영화 한편 본거가터..하하^^

    세상 참 넓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잘 지내지?
    여기는 한달정도 앞당긴 날씨덕에 한낮은 완연 봄.
    이대로 그냥 죽~욱 계속되다가 꽃피면 얼마나 좋을까싶다.
  • ?
    김현세 2011.02.23 15:06
    이젠 좀 한가해 졌겠지?
    그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었고 잔치도 무사히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간 학생들은 너와 네남편에게서
    받은 친절과 새로운 곳에서 만들어간 좋은 추억은 두고두고 잊을수
    없을것이다.

    끼니때만 되면 부엌에 가는일이 귀찮어진 나의 게을러진 마음을 생각 하면서
    너에게 많은 감탄을 했다. 정말로 장하고 너의 부부야 말로 진정한 애국을
    하고 있다.

    베네트씨가 혼자서 힘든 여행을 했구나.
    어쩌니 저쩌니 해도 부인을 잃고 외롭게 지내니 옛친구라도
    만나보러 갔다가 그런 일을 겪었구나.

    난 고양이도 개도 가까이 못한다. 어렸을때 혼이 난적이 있어서.
    오래전에 옆집에 들렸다가 새까맣고 송아지만큼 커다란 몸집의 개가
    반갑다고 껑충 뛰어 오르는데 거의 졸도 상태였었다. 이젠 이런 나를
    이해해서 내가 들리게 되면 우선 차고에 그녀석을 집어넣고 나를 들게 한다.

    딸네 집에 있는 개는 무섭게 생기지 안았어도 핥거나 달려드는건 싫다.
    사위 Scott가 훈련을 잘 시켜서 "거너(개 이름 Gunnar) 함모니(할머니) 에게
    덤비지도 핥지도 말아라" 이러면 반갑다는 표시를 거리를두고 한다.
    모르는 사람이 오면 컹컹 짖을때 "거너 너완 상관없는 일이다" 이말 한마디에
    딱 멈춘다.
    Scott가 3번씩 전쟁터에 갔을때도 딸네가족을 지켜준 고마운 녀석이지.
    이렇게 고마운 녀석을 나는 아직도 가까이 대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개, 고양이,토끼까지 집안에서 기르는 친구가 있는데 정말 이해를 못 하겠더라
    집안이 온통 털 투성이여서 그 집에서 만나는걸 꺼릴적이 많단다.

    요즘 이곳 우리 친구들은 전혀 소식이없다. 3월에 명혜가 오면 그때나 만나게 되려는지?
    그저께 밤에 눈이 내렸고 녹은후 얼어서 학교들이 아주 닫기도 했고, 2시간 늦게
    하는곳도 있었다.
    봄이 오기는 하려는지.
  • ?
    김현세 2011.02.23 15:06
    이런! 뭔 글이 이상하게 되었어도 수정 할길이 없네.
    수정 하는 법 없는지, 맹월씨 지워 주세요.
  • ?
    정성자 2011.02.23 15:06
    코멘트 쓰는 칸 맨 오른쪽에 세가지 아이콘 있지?

    풍선처럼 생긴건 [코멘트 답변]
    펜촉 그림은 [코멘트 수정]
    가위 그림은 [코멘트 삭제]

    펜촉을 클릭하면 네가 쓴 글이 나올거야
    그런다음
    잘못된곳 지우고 수정하고 확인하면 끝.
  • ?
    이신옥 2011.02.23 15:06
    정말 재밌다. 베네트씨의 여행기가 눈에 보는듯 하다.

    가끔 여기서도 개, 고양이 할것없이 잔뜩 데리고 사는 외로운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집안에는 개똥, 고양이 똥 잔뜩 쌓였고, 살림살이가 정신없이 흐트러진 속에서 사는 정신이상인 노인네들이라
    정부에서 관여한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아 병 생긴다고...

    우리는 한달쯤 전에 고양이 밥 주는것을 완전 중지했다.
    돈드는것 보다도 우선 마당에 고양이 똥 천지이고, 폐가처럼 담위에 올라가 앉았지를 않나, 하다못해 천정속에 까지
    들어가 뛰어 다니는 통에 질색을 했다.
    어느날 밥그릇을 싹 치워 버렸더니 며칠 들러 보다가 그만 두더라.

    지금은 우리 집앞 꽃밭속에서 가끔 보는데 언제 알았더냐 싶게 쌀쌀하다.
    거의 일년 넘게 먹여 살렸건만...

    강아지는 조금 다를것이라고 생각한다.
  • ?
    홍경삼 2011.02.23 15:06
    역시 나의 여자 친구들이 최고다.
    그녀들 집에 가서 내가 얼마나 호강을 하고 왔는데...

    베네틱씨 다음엔 사대부고 다니라 슬쩍 귀뜸 주세요.
  • ?
    이길룡 2011.02.23 15:06
    ' 베네트'씨에게

    고생 많으셨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십시오.

    서울에서

    이길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