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1월 검단산 시산제를 지내고
2월에는 버스대절해서 선자령 산행을 하였습니다
문제는 하산길이었지요
선자령을 왼쪽에 두고 동해를 바라보며 내려오는 초막골은
경사가 어찌나 가파른지
여차하면 고꾸라질판에 날씨가 푹해서 쌓인 눈이 질퍽하게 녹아있어
이건 뭐 아이젠을 신으나 마나 미끄러지기 십상이라
하산길이 천리나 되는듯 멀고 힘들고..
더러는 넘어지고 엎어지며
그렇게 위태로운 하산길을 허위단신 내려와
기다리던 버스를 만나니 이제 살았다 싶더라구요
모두들 용을 쓰고 내려와 녹초가 되었는데
고생끝에 낙이라고
'컵라면 대령이요'
허겁지겁 후루루짭짭
세상에 없는 맛을 경험한 친구들 그제서야 얼굴에 웃음꽃 활짝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어제 일인양
질퍽거리고 미끄럽던 그 초막골 하산길이 눈에 선~ 합니다
만반의 준비를 한 조회장과 운영진 여러분들의 노고가 고마워
그때 한창 유행하던 코메디프로(연변사투리) 흉내를 내 봤었거든요
함경도 사투리도 잘 모르면서 쓴글이지만
어쨋든 사투리로 읽어야 그 맛이 살아날겁네다
맹워리가
*****
2002년 2월 3일 선자령산행
이보다 더 놀라울수가 있갔습네까...?
일삼 산악회 요러분
우린 이자 앞으로 놀랄일이 별루 없겠슴다.
왜냐하므는~
어제 산행에서 놀라운일을 다 겪었기 때문이야요.
조지명회장께서 김밥 100줄을 사랑의 마음으루다 밤을 새가믄서 싸오구
(말이 100장이지 우리 여자들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압니다)
컵라면 먹이겠다구 뜨거운물을 마호병 6개에 준비하고
앵랑이(김옥랑)도 이따~마 한 마호병 두개를 낑낑매고 들고오고
송명자,오숙정, 염준영등도 커단 마호병에 뜨거운물을 가득 가져오고
그 뿐이면 말도 안카씁네다
정광자 전 부회장께서는 3리터짜리 마호병을
백화점에서 십여만원에 새로 사가지구설랑 가져 왔댓시요.
그러니 여로분
이정도로 우리를 놀래키니 앞으로 더 놀랄일이 뭐 있간나?
나는 놀래서 뒤로 벌러덩!
뇌진탕 될뻔 했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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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옌벤에서는 김밥 100줄을 쌌다하믄 그건 김밥 싸는 축에두 못 듬다.
거 김좀 손에 무쳤까구나 합네다
적어도 김 한 500줄은 싸야
음~~
이 에미나이 김밥 옆구리 터진거이 좀 알갔구나 함다
김 1000장 싸는거 봤슴까?
적어도 1000줄을 쌀라치면 이틀 밤낮을 꼬박 새믄서 싸야함다
그래야 이 에미나이래 김밥좀 싸 봤까구만 함다
또 우리 옌벤에서는 마호병 1개 개지구는 운영위원 근처에두 못감다
적어도 2개 씩은 되야 아 운영위원좀 해보겠구나 함다
부회장쯤 할라치면 적어두 3리터짜리 마호병을 준비해야
부회장 한번 해 먹을까 말까 함다
그러니까 일삼 산악회 회장자리 정도 할라치면 마호병 한두개 개지구는 택도 없슴다
적어도 6개는 있어야 명함을 내 밈다.
으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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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고 써 본겁니다만 정말이지 대단들 합니다
뜨끈뜨끈한 콩설기떡이며 절편, 컵라면에 김치, 간식거리와 푸짐한 안주까지
친구들 사랑하는 마음없이 어찌 그 어마어마한 일들을 할 수 있겠어요?
실로 놀랍고 고맙고 눈물겹습니다
거기에
하산길이 험하여 혹여 불상사라도 생기면 어쩌나 마음까지 졸엿을테니
'회장은 아무나 하나'
회장님을 비롯한 운영위원님들
물 끓여온 많은 친구들
모두 모두에게 고마운맘을 전합니다.
내가 일삼산악회 회원이라는게 이렇게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지요
끝으로 총무(이희자)님의 팔이 빨리 나아지기를 빕니다
맹워리가
이제는 마음이 있어도 어름길을 사양해야 할 나이?
그래도 그런 좋은 추억을 친구들과 만드어 놓았으니
행복한 사람들...
우리가 영국에 있는 사이에 남편 친구가 개와 함께 걷다가
갑자기 개가 달려가는 바람에 넘어지셔서 갈비2대에 금이가고
어깨가 dislocate 되고 머리에 Hematoma 가있어서 두번 뇌 수술을 하고
지금은 회복이 잘 되고 있는 중이다.
너를 다시 생각하였다.
천만 다행이라고
내 나이가 어때서 하지만,
아무래도 balance 가 젊어서와 달라서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할 서글픈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