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0일(금)~11일(토)
▶ 산 위치 ; 경북 문경, 충북 괴산(연풍)
▶ 예정코스 (18.9km, 약 9시간 30분 소요 예상)
이화령(548m)~조령산(1025m)~신선암봉(937m)~마패봉(923m)~ 부봉(921m)~959봉~월항삼봉(856m)~하늘재(525m)
2009년 6월 12일 ~13일
늘재에서 불란치재까지의 열아홉번째 산행은
개인사정으로 참석을 못했습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이곳저곳에 상채기를 내는데
용케 그 장맛비를 피해서 다녀 올 수 있었던 대간길 입니다
형이며 친구까지 불러모아 함께 동행한 대원은 13명.
하늘에는 윤 5월 열아흐래 달이 둥싯~희부염하게 떠 있고
안개인듯..서늘한 밤공기가 온몸을 휘감는 이곳은 하늘재.
11일 새벽 2시
원래는 이화령에서 시작 북진해야 하지만
하늘재서부터 마패봉까지가 [입산금지구역] 이라
거꾸로 남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속리산때처럼 야반도주
아무렴 어떻습니까?
거꾸러 가든 바로 가든 이길이 그길이요 그길이 이길인것을.
비 온 뒤끝이라 산길이 더러 패인곳도 보이고 젖어 있기도 했으나
먼지도 안 일어나는데다
극성스럽게 덤벼들던 날벌레들도 드믈고
풀숲도 그리 우거진곳이 없어 길 찾기도 쉽고
시원한 바람까지 동반하고 보니
오늘 산행 까짓~ 뭐 어려울건 없겠구만..
허나
이런 젠장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이라는걸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월악산 국립공원]
그 이름 어디 가나요?
그 언저리를 돌아드는 대간길인지라
신선암봉을 중심으로 온통 암릉지대여서
밧줄이 설치된 곳만도 57군데라고 하는데야...말문이 턱 막힙니다
밧줄을 타고 오를때나 내릴때나
앞사람이 안전하게 끝낸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담사람이 움직여야 하므로
세월아~ 네월아~
마냥 늘어지는 시간입니다
능숙한 솜씨로 바위를 타는 후배들과는 달리
행동이 굼뚠 두 늙다리 누나들은 밧줄에 매달린채
발 디딜곳을 못찾아 아등바등 쩔쩔맬때가 더 많았으니...
에휴~ 그 답답함이 오죽했으랴
힘들고 어렵게 신선암봉에 올라 잠시 숨을 돌리고 가려는참에
반대편 우리가 내려가야 할 길로 일반 등산객들이 단체로 올라옵니다
그 일행들이 다 올라오기를 기다려야 해서 부득이 더 눌러 앉았는데
졸음은 쏟아지고..
한 잠 자고가면 소원이 없겠구먼~
얼마를 더..
그러니까 조령산까지
또 징하게 만나게 되는 암릉구간을 살뚱 죽을뚱 밧줄에 목숨걸고 네발로 기면서
이짓을 왜하나???
수도없이 묻고 또 물으며 그렇게 도착합니다
온몸은 땀에 절고 지칠대로 지친 발걸음은
이제 한걸음도 떼기가 힘들지만
[이화령까지 50분]
이정표에 적힌 '50' 이라는 숫자를 보는 순간
기~~~~인 고행의 끝이 바로 코앞이라는 생각에 다시 몸을 추수리고
바닥난 체력에 젖먹던 힘까지 내 봅니다만
끝도없이 이어지는 너덜길에 진저리가 나는데
드뎌 왼쪽 무릎에 신호가 오기 시작하고
걷는건지 기는건지
속력은 커녕 뒤로 밀리다 밀리다 맨 꼬래비로 쳐지고 맙니다
50분이 아니라 5시간처럼 멀고도 먼 고행이 끝나는 곳
이화령에 도착하니 오후 2시 45분.
새벽 2시부터 시작하여 거의 열세시간을 산속에서 놀다? 왔더라구요
지금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오늘 이시간을 떠 올리면
아~
그 징한 바윗길!
고생스러웠지만 스릴과 보람은 있었노라 웃으며 얘기 할 수 있을런지..
모두들 고마웠습니다
건강한 여름 보내시기를...
맹워리가
나무사이로 저 멀리 동편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날이 밝아 옵니다..다섯시경
마패봉을 향해 열심히 오르는 희수기 힘내자 힘!
이곳이 월악산 국립공원관내
박문수어사께서 마패를 풀어놓고 쉬어갔다는 마패봉에 도착...여섯시경
단체사진 한장 찍고
열세명 대원중 달랑 세명인 26회 신용경과 희숙 그리고 나
눈아래로 펼쳐진 산.산.산...
로프를 타고 오르내리는 바윗길
과거보러 가는 선비들이 갈증을 달랫다던 조령샘
조령 제 3관문에서..잠시 잠깐이래도 눈을 부치려고 평상에 누운 대원
여섯시간이 넘고보니 슬슬 지치기 시작하고...땀에 절은 희수기와 맹워리
신선암봉으로 가는길은 온통 암릉지대..밧줄 있는곳이 57군데나? 허걱~
위에서 끌어 당기고
바위능선길 양쪽은 낭떠러지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이정표에 씌어있는 숫자가 점점 작아지는데 희망을 걸고서
밧줄만이 살길이다
깍아지른 바위벽에 매달린 대원들
뒤는 천야만야 낭떠러지
잠시 서 있는데도 다리가 후들후들~
밧줄과 씨름하며 올라 온 신선암봉
일반 산악인들로 신선암봉 정상이 장터같습니다
졸음을 쏟아지고...
누워서 한잠 자고 갔으면 소원이 없겠두만..에고데고 ㅠㅠ
산 아래로 아스라히 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험한 산길입니다 희숙아 조심해
또 여기도
반갑기도 해라..조령산 정상이 코앞
눈을 즐겁게 해주는 나리꽃
물레나물도 만나고
힘들게 올라 온 조령산에서
대단한 핑크자매 맞쥬?
15분은 '뻥'
40분 이상 걸림
하산길 좌측이 수월함 직진은 빡셔
누군가 속은 기분이 들어 적어놓았나 봅니다
이화령 50분이 5시간처럼 길고도 긴~~
너덜길을 너덜너덜 걸어
12시간 45분만에 도착한 이화령에서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9월에 혈압 높은걸 알았음)
사정을 얘기하고 당분간 대간산행은 어렵다고 햇더니
다들 서운해 했습니다
후배들은 그 후 세번을 더 다니고 그만두엇다고 하더라구요
희숙이는 혼자라도 참석하면 좋을텐데
나 따라서 그만두게 되었으니..
"희숙아 미안해"
좋은 학교 나온덕에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하고보니
지금도
후배님들께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