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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삼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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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4월 10~11일 (금,토요일 맑음)
        백두대간 제 18회차 종주입니다.
        산 위치
        경북 문경, 충북 괴산

        산행경로
        코스(19.5km, 10시간 소요예상) :
        이화령~황학산(910m)~백화산(1064m)~이만봉(989m)~시루봉(915m)~은티마을

        지난 3월에는
        참가 인원도 적은데다
        마침 전날 비 내리고 바짝 추워지는 바람에
        빙판길이 걱정된다고
        이참저참 건너뛰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별로 맘이 내키지가 않아 혼자 찜찜해 하고 있다가
        이게 어디랴시퍼 콧노래까지 불렀었지요

        그런데 이상한건 3월 한달을 쉬고보니
        은근슬쩍 4월 대간행이 기다려지더라는..
        무신 조화속인지
        그 고생길이 무에 그리 좋다구 참~ 내 맘 나두 몰러입니다

        두달만의 행보라서 혹시나? 햇더니만
        이번에도 참가인원이 적습니다

        지난번 산행에서 안개로 고생한 27회 후배는 결국 빠지고
        13회 2명 17회 2명 26회 3명 33회 2명
        해서 합이 아홉.
        지금까지 최소인원 15명은 유지가 되었었는데..

        어찌되엇건 소수 정예(일삼 할매들은 빼구)
        날고 뛰는 대원들로만 구성된 막강한 대간팀 홧팅~!
        이번길은
        이화령부터 시작하여 은티마을로 가는 거꾸로 산행입니다

        강변역 프라임상가앞 약속장소에는
        낯익은 코발트빛 버스 [遊] 가 떡하니 서있고
        미리 나와 있던 대장님이 웃음으로 반겨줍니다만
        어째 좀 풀이 죽어 보이는것이..
        이신전심 모두의 마음이 그러하다는거 말 안해도 알고 남지요

        마지막 대원이 도착하고 출발한 시각이 11시 13분.
        40인승 대형버스에 달랑 9명을 태운 버스안은 휑~~~하니 널널하군요
        중간에 휴게소를 들리고도 오늘의 들머리인 이화령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 1시 15분.
        햐~~!!
        두시간만에 도착햇으니 서울이 지척입니다

        산행채비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사위는 캄캄한데
        하늘에는 한껏 배가 부른 보름달이 휘영청 떠서
        이 야심한 밤에 몬 짓들을 하려는가
        지켜보기라도 하듯이 밝게 비추고 있더이다

        달빛이 얼마나 화~안한지
        랜턴없이도 걸을 수 있겠더라지요
        아니나 달러
        보름달은 우리가 산행하는 내내
        앞에서 길 안내를 해주기도 하고 옆으로 멀찍이 비껴나 있기도 하다가
        어느때는 뒤에서 따라오고..
        한순간도 안 놓치고 그렇게 졸졸~
        아침 해가 떠 오를 즈음에서야 서쪽으로 꼴까닥 숨어버렸습니다

        날이 훤하게 밝아 올때까지 우리랑 함께 한 달님과
        먼듯 가까운듯 아련하게 들려오는 기찻소리와
        산 아래로 끊이지않고 이어지던 다정한 마을의 불빛들
        그리고
        새로운 날을 맞는 장엄한 일출까지..
        이 모든것들이
        야간산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묘미며 재미인것을~!
        또한
        단잠을 줄인 대신 얻게 되는 귀중한 경험이기도 하구요

        때는 꽃피는 호시절에
        시야를 가리던 안개도 오늘은 안 끼었고
        봄바람도 가끔씩 불어주는데다 산길도 부드러운 흙산이라서
        나절로 저절로 속력이 나버린 발걸음은 생각보다 진행이 빨라서
        조봉도 넘고 황학산도 넘고
        제일 높은 백화산(1064m)에 다다른 시각이 4시 20분경

        이대로 가다가는 너무 이르게 날머리에 도착 하는거 아니냐며
        지레짐작 좋아 했다가는
        땍~!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5시 반쯤 희부염하게 동이 트고 우리가 넘어 온 백화산쪽에서
        빨간 불덩이가 불끈~ 솟는데
        왜 가슴이 먹먹해 오는걸까요?
        대간길 위에서 또 하루해를 맞는 이 감동을 무슨말로 설명을 해야할지..

        금방 햇살이 퍼지는가 싶더니
        가릴곳 하나없는 산길에 봄볕이 따갑습니다
        땀도 흐르고 자연 발걸음이 느려지는데
        대간길 어디 한군데라도 호락호락한 구석이 있어야 말입지요

        몇군데의 암릉구간도 지나고 너덜길도 걸으며
        점차 지쳐가는건 당연지사것지요
        이만봉을 지나고부터는 건너편으로 희양산이 바라 보이는데
        한참을 걸어도 거기에 그대로 그 바위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시루봉으로 가는길이지만 무시하고
        우리는 곧바로 직진합니다
        아직도 이만봉 산자락을 헤매는건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안내꼬리표만 찾아 열심히 내려갑니다

        그제서야 만나는 배너미평전.
        여기서 곧장 은티마을로 내려 갔으면 고생도 덜하고 좋았을껄~
        괜히 성터까지 가는 후배들을 따라 나섰다가 된통 혼쭐이 났습니다

        우리가 찾는 성터는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고얏!
        한 고개 넘으면 또 한 고개가 앞을 가로막고..
        크고 작은 봉우리를 여러개 넘고서야 천신만고끝에 만나게 된 성터.
        그 앞에 엉거주춤 서서 물 한모금 털어 넣습니다
        휴~~~~~~~
        산행 시작한지 10시간을 훌쩍~
        에구 징혀라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은티마을
        헌데 내리막 너덜길이 또 사람 잡게 생겼습니다
        2월에 이곳으로 내려 간 후배님들 말이
        족히 40분은 걸어가야 한다는데야 지레 죽을맛이지요

        발바닥에서는 불이 난 듯 화다다다다닥!
        계곡에 내려 와 찬물로 씻으니 정신이 조금 들고
        화~알짝 웃어주는 진달래랑 눈맞춤도 할수있는 여유가 생기더군요

        산위는 높아서 그런가
        현호색이며 노랑제비꽃은 많이 피었던데
        진달래는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이 한 두송이 만난게 전부입니다

        따가운 햇살아래 터덜터덜 걸어서 전원주택과 과수원도 지나고
        산불방지 안내방송이 나른한 봄날을 깨우는 그곳
        은티마을에 도착한것이 12시 15분.
        11시간의 고행이 끝나는 순간입니다

        주막집에 자리한 우리들
        노오란 옥수수 막걸리 사발에
        그동안의 피로도 고통도 모두 털어넣고 벌컥~벌컥~
        알딸딸 해설랑
        "지금부터 고생 끝 행복 시작" 이라고

        맹워리가


오늘의 들머리 이화령


백화산 (山의 한문글자가 특이)


6시 조금 지나 배화산위로 떠오르는 태양


노랑 제비꽃도 만나고


화양산 정상인데 표지석 꼬라지하고는..


반가워라 진달래


은티마을 주막집에서


점심으로 먹은 묵사발


버스타러 오는길에 만난 매화

  • ?
    신상만 2018.06.19 08:45
    햇님 달님의 고마음
    꽃의 고마움
    우리 모두 감사하며 삽시다.

    수고한 우리 명월댁에 박수

    수고스럽지만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 ?
    정성자 2018.06.19 08:45
    암요~
    햇님 달님 꽃뿐인가요
    매일매일이 감사의 연속이지요

    내게는
    꼬박꼬박 댓글 달아주시는 신박사님은 천사 그자체
    따따블로 감사요

    이제 한편 남았습니다
    열아홉번째 산행은 사정이 있어 첨으로 빠졌고
    스무번째를 끝으로 대간길과 바이바이

    그 무렵 혈압이 높다는걸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깜짝 놀란 왕서방이 대간길은 '절대불가' 니 아예 꿈도 꾸지 말라구 ㅠㅠ
    나 역시 힘에 부치던차
    울고시픈데 뺨 맞은격이랄까

    그리되얏다는..
  • ?
    홍경삼 2018.06.19 08:45
    "하늘에는 한껏 배가 부른 보름달이 휘영청 떠서.."

    멋진 표현!

    맹월댁 문장은 매끈하고 가식이 없어 읽으면 마음이 편합니다.
  • ?
    정성자 2018.06.19 08:45
    경삼씨 응원에 힘 불끈!!!
    최고의 찬사에 입이 귀에 걸렷습니다

    흉도 허물도 다 덮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건
    든든한 빽이며 용기의 샘이라

    철딱서니없는 맹추댁
    무작정
    겁없이
    달려가려고 할텐데..
    그럴때마다
    '스톱' 도 외쳐주시고 뒷덜미도 잡아주시기를 바랍니다
  • ?
    이신옥 2018.06.19 08:45
    처음엔 좀 쉬운듯 싶던 산행도 무지 힘들게 끝이 났으니
    또 고생을 바가지로 했구나. 누가 말려?

    꼭 야밤에 그중 험하다는 산을 꼭 가야겠다는 이 사람들, 너무 자신감이 넘친것 아냐?
    하여튼 20년씩이나 어린 후배들과 산행 무사히 마쳤으니 참 극성이다.

    아무튼 살아 돌아와서 고맙고,
    그 노오란 옥수수 막걸리에 찐 두부, 묵은지 같은 안주들이 난 너무 먹고 싶다.
    주막집이라니까 더 멋있고, 입맛 땡기는 것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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