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흙뫼회
흙뫼회
Kakao
조회 수 449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 인조대왕이 청나라에 항전하다 45일만에 항복한
      치욕적인 역사를 숨기고있는 이곳이
      지금은 공원화가 되어 성문근처까지 차가 들어오고
      음식점들이 즐비해서 오히려 유흥가처럼 변모해가고 있는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서울근교라는 잇점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그곳.

      어쨋거나 오늘
      절기로는 立冬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의길목인 11월 7일
      우리는 남한산성을 오릅니다.

      날씨 화창하고 엊그제 비까지 내려주어 먼지도 안나는 산길을
      낙엽밟으며 흙냄새 맡으며 허위 허위~

      어느새 단풍철이 지난 나무들은 마른잎새를 더러는 매달고 더러는 떨군채
      겨울을 준비하는것 같고
      지난번 오대산사건도 있고해서
      요번에는 기필코 앞장을 안서리라 마음먹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산길만 들어서면 날다람쥐가 되고마니
      아무래도 고질병이지 싶으요

      산성이 보이는곳에 도착해서 잠시 숨을 고르는데
      발빠른 친구들이 속속 올라옵니다

      성곽을 따라서 걸음을 옮기다 보니
      산길만 들어서면 날고뛰는 윤병수씨랑 함께 가게 된..
      이 무슨 얄궂운 운명인지

      성곽을 오른편에 끼고 앞서서 내빼는 병수씨를
      무작정 쫓아가긴 합니다만
      도대체 오늘의 코스가 어떻게 되는거여?

      두시간 반이면 7키로가 넘는 (7545m) 남한산성을 한바퀴 돌아올수 있다나 뭐라나
      하면서 걸음을 잽싸게 옮기는데
      이대로 저양반을 쫓아가야 옳은건지 어쩐지
      걱정하느라 머리속은 복잡하건만
      맘 따로 몸 따로라고
      어느새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으니 참 누가 맹추댁을 말리것남유

      신소석씨한테서 성곽안쪽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전화가 오고
      자칭 윤길치인 이양반 아무래도 헷갈리는 모양인지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묻습니다
      "이리가면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나옵니까?"
      "예~ 계속 가시면 문이 나옵니다"

      알려준대로
      조금 더 가니 문이 나오더군요
      이곳이 바로 남한산성 西門!
      드디어 入城입니다.

      입장료를 내고 문안으로 들어가니 뒤이어서 준수씨랑 황청씨가 도착(역시 내노라하는 준족들 맞습니다)
      같이 가면 좋겠구만 누가 쫓아오나?

      다시 속력을 내는 병수씨에 질새라 그 뒤를 바짝 쫓는 맹워리
      한참가다가 구두끈을 다시 조여매는 병수와 나
      뒤에 오던 두사람 포기했는지 안보입니다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 성곽을 따라서 한참을 갔는데
      퍼뜩 정신이 들더란 말입니다
      '이쯤에서 고만두자'
      아무래도 내 욕심이 과한것 같고
      저렇게 속력을 내는 병수씨를 쫓아가다가는 내명에 못살지 암~

      "병수씨 나 안갈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게우 말을 꺼내고 서있으니
      가던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한심한듯..
      그러나
      또 당연한듯..
      씩 웃으며
      "안 간다구~?"



      두사람은 서로 등진채 미련없이 돌아서서 앞으로 갓~!!!

      오던길을 되짚어 혼자서 부지런히 걷습니다
      얼만큼 가야 친구들을 만날까?
      가도가도 아는 얼굴은 안 보이고
      갑자기 밀어닥치는 외로움에 마음이 바빠져서 허둥지둥

      헌데
      저~기 앞에서 양손에 스틱을 짚고 천천히 오는 낯익은 사람은 뉘규?
      어머나~! 소석씨
      얼마나 반갑던지 이산가족 만나드키 하마트면 얼싸안을뻔...뻔

      그러나
      이 작은돌 소석씨가 나를 조이는 족쇄인데다
      나는 기꺼이 그의 포로가 되고 말았으니..쩝

      자초지종 내 얘기를 듣더니 여기서 東門은 얼마 안되며
      시간도 널널하겠다 미리 가면 술이나 더 먹지 이로울게 뭐 있겠느냐
      내가 답사를 해봐서 길도 잘 안다.
      그리고 거기서 서문으로 바로 빠지는 지름길도 알구 있다 등등...

      남자에 야카고 정에 야카고 맘씨 차칸게 탈이지 뭐것서유
      "그래요? 그럼 동문까지 가야것네"
      유혹에 홀카닥 넘어가설랑
      여자 후리는 솜씨가 보통이 아녀
      우뛰~!

      이리하야 소석과 맹워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정답게 단 둘이서 ㅎ ㅎ
      한 끈기하는 소석씨는
      참 끈기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께유
      별로 서둘지도 않으면서 천천히 꾸준히 쉬지않고 (초래니 방정맞은 나랑은 영 안맞지만)
      어쩌커나
      그렇게 둘이서 성곽을 따라 가는데..

      저 앞에서 사람들한테 뭔가 물어보는이 있어 가만보니 병수씨네 그랴.
      엥~~~???
      갔어도 벌써 한참을 갔을 양반이 왜 여기서 얼쩡거린다요?
      한바퀴 도는건 너무 멀다고 사람들이 그만두란단다.
      거봐요...무리라니깐 그러네.
      동문까지만 갑시다.

      이제는 셋이서 정답게
      여전히 앞서가는 병수...그뒤를 맹워리...저만큼 또 끈기있게 따라오는 소석씨
      근데 북문은 언제 지나온겨?
      분명 지나온거 맞지?

      아니
      몰러 ㅋㅋㅋ

      드디어 동문도착.
      이곳은 자가용 가지고 온 사람들로 북적북적.
      요기좀 하고 갑시다.
      아침에 받은 떡에 얼음채운 오이지를 반찬삼아 우저우적
      이럴줄 알았으면 밥을 싸올것을..
      밥순이는 밥생각이 간절합니다
      후식으로 사과까지 깍아서 먹고.

      안내판 지도를 보고온 병수씨 하는소리좀 들어보소
      "그림을 보니까 여기서 바로 서문으로 가는길이나
      남문을 통해서 가는길이나 거기서 거긴데 뭘~"
      남문까지 거리는 1.7km
      이왕 나선김에 남문을 통과하기로 결정을 봅니다

      남자 둘은 찬성 나만 어정쩡
      셋중에 둘이 찬성하면 과반수로 통과지 벨수있남유?
      우리가 쉬고 있으니 박성학 안억수 류형윤이 도착하고
      뒤에 조지명등 여섯명이 오고있단다.
      뒤에 온 사람들한테 자리를 양보하고 한발먼저
      남문을 향해서 출발.

      이젠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으니 속으로만 혼자 끙끙
      오름길도 많은데다 힘은 빠져서 속력은 안나고
      내딛는 발걸음은 천근만근.
      그래두 병수씨 뒤꼭지는 안 놓치고 용케 쫓아가는데
      소석씨는 여전히 그냥 그타령으로 꾸준히...끈기있게...
      둘이서 한참씩 기다려야 모습을 보이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드디어 남문을 통과하고 조금더 올라가
      迎春亭이라는 정자에서 한숨을 돌립니다
      여기서부터 수어장대 400m 서문까지 1km

      수어장대까지만 가면 暗門이 있어서 바로 나갈수가 있을거라구
      마지막 힘을 내어 걷는데
      아무리 가도 암문이구 숫문이구간에 문같은게 있어야 나가던지 말던지 하지
      그렇다고 월장을 할수도 없고
      몇번 성을 넘어보려고 디딤돌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보니
      사람 한길도 넘는 높이에다 풀이 우거지고...
      안되요 안돼

      사람들 보는 눈도 눈이지만
      '지금 월장을 생각하십니까?'
      그림까지 그려진 경고문이 써 있는걸 보며 속을 들킨양 뜨끔합니다

      수어장대를 지나 결국 아~까까 전에 우리가 들어왔던 서문에 도착하니 감개가 무량이라~
      드디어 남한산성을 한바뀌 돌았구나 우리가~!!!
      별것도 아닌것에 (별것 맞나?) 또 감격하는 맹추댁입니다

      서문을 통과해서 곧바로 내려오는길은 너덜길에다
      경사가 급해서 곤두박질하기 딱입니다
      왼쪽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하는걸보니 걷기는 엄청 걸은듯

      결국 소석씨는 뒤쳐졌는데
      자기 내팽개치고 둘이서만 내달았다고 나중 한소리 하데요.
      나보구 젊은놈만 좋아한다나... (소석씨가 울친구들보다 나이 쫌 더 먹음)
      히히히 우찌 아라쓰까나~

      여섯명이 완주를 했다네요.
      나중팀에서 박성학.안억수.류형윤.
      힘들고 어려웠지만
      끝까지 함께 한 병수씨와 유혹의 손길 눈길을 준 소석씨께 감사^^

      경삼씨와 순영씨도 감사합니다.
      식당에서 끝까지 함께해야하는데
      친구(박정자) 병문안 가느라 일찍 나와야 했거든요.
      미안 쏘리요^^

      사이트에서 다시 만나요 우리
      가시는길 평안하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또 놀러 오시고요

      원하씨랑 홍서씨 떡 잘 먹었습니다
      떡먹은 힘으로 완주했슴돠
      모두모두 고마워요^^

      맹워리가
    • 남.한.산.성.

 




 

 

 

 

 

 

  • ?
    홍경삼 2019.12.19 18:54
    그래 맞아! 우리 그때 한국에 나갔었지,
    그냥 나가고 싶어서였지? 아마.

    친구들 만나서 반가웠고, 모두 젊어 보인다.
    소 걸음 걷는 우리부부와 걸었으면 힘들지 않았을걸 야생마를 따라가다니...
  • ?
    정성자 2019.12.19 18:54
    이 글을 2017년 1월 19일에 한번 올렷었지요
    그때 경삼씨가 댓글로 쓴거 가져왔습니다

    홍경삼 17-01-21 12:13
    12년 전인데... 어제 처럼 기억이 새롭다.
    내려와서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다 우린 다른 약속이 있어 먼저 떠나는데
    섭섭하다면서 눈물을 감추던 순영이를 오숙정이가 달래주고...
    이용은 "My way"을 열창하고... 영준이는 노래하다 자고...
    *****

    그러고보면 우린 참 행복한 친구들입니다
    함께 한 추억이 많아서..

    2019년도 열하루 남았네요
    남은날도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 ?
    신상만 2019.12.19 18:54
    기록의 달인 명월댁 !
  • ?
    정성자 2019.12.19 18:54
    기록의 달인!
    아니져
    수다의 달인!
    ㅎㅎ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흙뫼회를 따라 / 한강변 걷기 4 정성자 2020.02.23 414
82 흙뫼회를 따라 / 아차산 2 정성자 2020.01.12 538
81 흙뫼회를 따라 / 양수리 물소리길 2 정성자 2019.12.29 506
» 남한산성 일주기 / 2004년 4 정성자 2019.12.19 449
79 흙뫼회를 따라 / 남한산성 6 정성자 2019.12.17 502
78 점봉산의 가을 - 2부 - 2 정성자 2019.11.30 420
77 점봉산의 가을 - 1부 - 2 정성자 2019.11.30 483
76 흙뫼회를 따라 / 태봉산 산행 6 정성자 2019.11.24 517
75 청량산의 추억 / 셋 2 정성자 2019.11.18 964
74 청량산의 추억 / 둘 정성자 2019.11.18 415
73 청량산의 추억 / 하나 정성자 2019.11.18 365
72 흙뫼회를 따라 / 서울대공원 8 정성자 2019.11.09 449
71 흙뫼회를 따라 / 위례강변길 트레킹 2 정성자 2019.10.14 482
70 덕유산 산행기 4 정성자 2019.07.16 508
69 흙뫼회따라 서산 해지게길을 걷다 -2018.3.22- 2 나길웅 2019.03.25 430
68 흙뫼회를 따라 / 함백산을 가다 2008년 2월 5 정성자 2019.02.21 433
67 [re] 흙뫼회를 따라 / 함백산을 가다 2019년 2월 22일 2 나길웅 2019.02.24 440
66 흙뫼회를 따라 / 양수리 '물소리 길' 4 정성자 2018.12.25 663
65 봉평, 허브나라 4 홍경삼 2018.11.19 722
64 흙뫼회를 따라 / 주왕산 절골 단풍여행 7 정성자 2018.10.29 6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