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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도 식후경
싸가지고 간 김밥을 아침겸 점심으로 먹고는 단목령을 향해서 출발을 합니다
지루하게 걷고 또 걷고
끝이 보이지않는 행군에 모두가 기진맥진인데
초행길에 지도 한 장 달랑 들고서 찾아가려니 제대로 된 이정표도 없는데다
까딱 잘못햇다간 오색으로 빠지기 십상이라
이 길이 맞기는 맞는건가?
의구심이 생기는데
지도만 믿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대장 강섭씨와 길웅씨가
길 찾아본다고 휭~하니 앞서더니
어느새 나무들 사이 가뭇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렷습니다
그 뒤를 곧잘 따라가던 대원들
길도 수상?쩍지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지
핑계김에 쉬엇다 가자 싶은지 하나 둘 그자리에 주질러 앉더니 꿈쩍들도 않습니다
하여간에
뭔 기별이 있것지 기둘려 보자구요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앞서간 두 사람은 자취도 없이 꽁꽁 무소식이지
참 난감허기 짝이 없드머뉴
설마 우리를 버리고 가기야 하겟냐마는
그렇다구
마냥 이러구 패잔병처럼 늘어져 있어야 되겠냐구욧?
목 마른놈 우물 판다자너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몸 하나 재바른 맹워리 연락병으로 나섭니다
앞서간 두사람을 따라잡을 요량으로 잰걸음으로 내달리며
'강서바~아'
'기룽아~아'
손나발을 해서 목청껏 이름을 부르고 호루라기를 빽빽 불어대구
친구찾아 삼만리요
인적도 없는 산중에 혼자서 방방 애만 닳습니다만
종무소식 기척도 없으니..워쪄
그렇게 산길을 정신없이 소리지르며 뛰다가 걷다가 잠시 멈췃던가?
그런데
어어~
어디서 몬?소리 안 들렷슈?
가만 귀 기우려 들어보니 다들 내려 오라는 강섭씨의 반가운 목소리!!!
앙~ㅠㅠ
그때
그냥
막
그자리에 퍼질러 앉아 엉엉 울고 싶은 심정 이해되시쥬?
허덕허덕 올라가 위에다 대고 있는껏 또 소리를 지릅니다
"다들 내.려.오.래~~~~~에"
젠장헐...
이산가족 만나드키 우리는 어렵게 만나고 다시 뭉쳐서 내려왔는데
그제서야 그곳에
단목령과 오색 갈림길 이정표가 있더라는..쩝
대장말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걸 뒤늦게 알고서 모두 자라목
"강섭씨 미안허요"
단목령을 허위허위 넘는데
이구동성 힘들어 죽것다고들 우거지상이더니
다 내려와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고단햇던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보낸 대원들의 얼굴이
그제서야
꽃처럼 환~ 하더군요
드디어
진동리 꽃님이네 도착 오후 3시
장장 여덟시간의 백두대간 산행 곰배령 - 소점봉산 - 점봉산 - 단목령
쬐끔 헤프닝이 있긴 햇어도 잘 마치니 다들 대견하고 자랑스럽더군요
낮에 와보는 쇠나드리에는
은빛 머리를 바람에 나부끼며 흔들리는 억새와
간간히 하얀꽃잎을 매달고 있는 메밀꽃이 그곳의 주인이 되어 우릴 반겨줍니다
1박 2일의 점봉산 나들이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양평서부터 밀리기 시작하여 광나루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9시 30분
칼국수까지 대접받고 뛰다시피 지하철역으로..
집에 오니 밤 11시 20분
휴~~~우
할 말도 많고 본 것도 많고
가슴 벅찬 점봉산 산행은 두고두고 못 잊을것 같습니다
함께 동행해준 친구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열개도 더 넘게 야생화 이름을 가르쳐 주엇는데 도루아미타불
들꽃 선생님께 죄송^^
특히
말 안듣는 부하들땜시 맘고생 많이 해서 눈까지 충혈된 대장님 강섭씨께는
고맙고 미안하고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음'
모두들 안녕
- 2부 끝 -
맹워리가
- 금강산도 식후경
강섭 순자 건신 지명 승목 숙정 길웅
앉아있는 맹워리 찍사는 길치
쥐손이풀, 투구꽃, 금강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