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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09.10.15 23:43

Colonoscopy saves life!

조회 수 3360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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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orchids  2009 

 

 

새로 시작한 우리 싸이트 사랑방은 처음엔 제목만 보인다.
Click 하고 들어 가야만 누가 쓴것인지 알수있다.

그런데 요즘은 그냥 제목만 보고도 벌써 누가 쓴건지 짐작이 간다.
복효근의 "석쇠" 는 열어 보기도 전에 남 사부님인지 알았다.

 

그런데 "침묵의 살인자" 라니?  제목 한번 끔찍하다.
나는 듣도 보도 못한 새 스릴러 영화가 나온건가 했다.

요즘 여기서 무슨 영화가 새로 나오는지 전혀 모르고 사는지 한참 되었으니까.
알고 보니 여기서는 silent killer 라는 고혈압이구나.

 

맹월댁이 전혀 꿈도 못 꾸었던 고혈압을 알아내는 과정이 10 여년전의 남편때와 꼭 같다. 
빼짝 말른 사람이 혈압이 높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사실이였다.

당장 cardiologist 에게 다니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사람이 주치의 같이 되어 버렸다.
언젠가 내가 남편의 Cholesterol 낮추는 약의 용량을 올려 달라고 했더니
"He's a healthy man."   
걱정을 말랜다.


혈압은 높아도 경증인지 Cozaar, Baby Aspirin 밖에 안먹는지 한 10년 되었다.
그러나 Choesterol, Triglyceride가 높아  Zocor, Tricor, fish oil, vitamin 등
잔뜩 먹는다.

남편은 술과 고기를 좋아해서 매일 steak 먹으려하고 반주 한잔을 걸르지 않는다.
나는 병 주고 약 준다고 늘 잔소리하지만 그런것을 너무 즐기니까 막기 어렵다.

 

남편은 또 몸에 좋은 약이라면 동, 서양것 가리지 않고 무조건 믿고 좋아한다.
쓴 진흙 같은 경옥고, 홍삼액 등 별별것을 다 마지 않는다.
의사들도 놀라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건강하다면 말릴 이유가 없단다.


반면에 나는 깍쟁이 약 장수다.
약이 필요한 사람에겐 약을 권하지만 나 자신에겐 옛날부터 The less the better.
보약도 먹기 힘든건 다 싫고, 어떻게든 약 안 먹으려고 기를 쓰며 살아 왔다.

하나 지금은 Plaquenil (키니네), Trileptal, Fosamax, Calcium, ASA, vitamin 등,
6 가지 약을 피할수 없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미적거리며 큰 숙제로 남아있던 Colonoscopy 를 지난 주에 해치웠다.
Colon을 들여다보는 이 검사는 짧은 마취를 하니까 그 자체는 쉽다.

문제는 하루 종일 굶어야 하는 그 준비 과정이였다.
어차피 요즘 낮에는 잘 안 먹으니  좀 굶다가 일찍 자면 되겠다 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아침 일찍 남편이 부엌으로 가기에 오늘은 coffee 만들지 말라는 말을 할까했다.
내가 오늘 종일 굶어야 한다는 것을 설마 기억하겠지 했으나 오산이였다.
남편은 뜨겁고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 아침이면 늘 그렇듯 부지런히 만들어 놓았다. 

 

나는 Computer 앞에 앉으면서 부터 coffee 생각이 간절했다.
슬쩍 말 안하고 한잔 마셔 본들 어떠랴 싶었다. 
나중에 다 clean 하고 나면 의사도 모를꺼다.

또 아무렴 coffee 한잔 마신다고 갑자기 위궤양이 생기고 출혈이 날까?
옛날에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몰래 영화관에 숨어 들어가던 끼가 다시 발동했다.

 

오늘따라 더 땅기는 커피를 한입 마셔 보다가  아서라.  곧 다시 마음을 고쳐 먹었다. 
몇달을  벼르다가 어렵사리  마음잡고 귀찮은 숙제하듯 해치워 버리려는 것이다.

성가시기 짝이 없으니 하라는대로 잘해서 얼른 잘 끝내는것이 현명하다.
눈 딱 감고,  아까운 커피 한잔을 그냥 sink 대에 다 쏟아 버렸다.

 

Cranberry juice, chicken broth, 물, 쑥차 같은 것만 마시다가 오후 3시가 되었다.
하라는 대로 MoviPrep 이라는 사하제 (瀉下劑)를 마시기 시작했다.

오후 3시나  5시부터 마시라는데 나는 일찍 3시부터 시작했다.
밤 10시전에 화장실 출입을 끝내고 잠을 자는 편이 덜 괴로울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MoviPrep 이라는 약은 "Movie Prep,"  꼭 " 영화 보려고 준비하는 약" 같은 이름이다.
그러나 사실은 대장 안에 남아 있는 모든것을  move down 시키는  preparation 이다.
물에 타서 one liter 씩 두번 마시는 건데 기분 나쁘게 들큰한 것이 영 고약했다.


마신다기 보다 그냥 목구멍에 들어 붓고 얼른 cranberry juice를 한 입씩 마셔서 비위를 진정시켰다.

시간이 갈수록 배가 고프다기 보다는 머리도 아프고, 힘이 없고,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좋아하는 드라마에도 콤에도 집중할수가 없고, 도데체 왜 종일 굶고 있는지를 잊어 버렸다.
그리고는 부억에 왕만한 병에 담겨있는 pretzel을 하나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곧 "아차" 하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 나는 겁이 났다.

I was losing my mind.
노인네는 이런것도 자주 못하겠구나.

 

MoviPrep 을  간신히  다  마시고 화장실로 몇차례 달려갔다.
여차하면 또 달려갈 태세로 앉아 있다가  "all clear" 를 확인하고 잠이 들었다.
이런때는 모든 고통을 잊게하는 잠이 더 없는 축복이다.

 

다음날 아침,  마침내 Colonoscopy 가  끝이 났다.  아무 이상없다고.
이제 " I am free for another 10 years." 했더니 의사는 3년 후에 또 해야 한단다.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니까 그럼 5년 후에 하랜다.

 

나는 이제 늙어서 기력이 떨어져 굶는 것은 못 하겠다고 했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야만스럽게 사람을 종일 굶겨야만 속을 들여다 볼수있단 말인가?
장(腸) 속을 사진찍는 알약 같은 카메라가 나왔다고 하던데...

 

가끔 단식하는것이 건강에 좋다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이야기는 가끔 들었다.
그러나 다  젊은 사람 이야기다.  이번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상스런 체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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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상혁 2009.10.15 23:43
    수고 많으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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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옥 2009.10.15 23:43
    지난번 맹월댁의 고혈압 이야기가 올라왔을때 쓴것을 이제야 올린다.
    적어도 여기 두사람의 생생한 체험담을 보면 혈압도 가끔 재 보아야 한다.

    Colonoscopy 는 대장암을 미리 발견할수 있다는 이유로 유방암의 mammogram 만큼 중요하다.
    온갖 질병은 곳곳에 숨어 있고 단지 나이 하나만으로도 그 확률이 높아진다.

    개 눈에는 무엇만 보인다고...
    그러나 매일 새로운 이름의 암 환자가 들어 오는것을 볼때 가능한 예방을 소홀히 할수없다.
    너무 늦게 발견한 unfortunate case 에 끼지 않으려면.
  • ?
    정성자 2009.10.15 23:43
    "밥이 보약이니라~"
    내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명절 뒤끝
    고 잘난 음식 만들고서 명절 쇠느라 힘이 들었는지 (이게 다 늙은 탓)
    몸이 조금 으실으실~ 하더니
    점심으로 먹은 수제비에 덜컥 덜미가 잡히고..
    굶는것 못하는 이 몸이 오죽하면 저녁을 다 굶었겠냐구..
    두고두도 끼 못 찾아 먹은거 억울한게 나 맹월댁이다.

    주로 채식가인 맹월댁도 별 수 없어야~
    약이라곤 모르고 살던일이 이젠 옛일.
    골다공 예방약(골밀도가 낮아서),
    혈압약에 비타민까지.

    신옥아~
    충고 고맙다.
    정기검진이 중요하구 말구지.
    암도 일찍 발견하면 다 고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이 축복인게야.

    너와 나 우리 모두
    아직은 죽을때가 아니므로
    보석다루듯 몸을 아끼고 사랑하자
  • ?
    김현세 2009.10.15 23:43
    내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남편이 오래 주물럭
    대다가 겨우 임시로 고쳐져서 들어왔다.

    너의답글 고맙고, 지금 급한 마음으로 몇자 쓰는데
    또 언제 고장이 날까봐 조마조마 한 마음이로구나.

    나도 내글이 너무 길다고 생각 했지만 중간에 끊을수가없어서
    그냥 쓰긴 했는데, 긴 글을 쓴다고 흉보는 사람들도 있다는걸 몰랐네.

    대장암 검사 하는라 고생많았구나. 나는 5년전에 했는데 그 고생 너무 잘알지.
    내가 좋아하는 꽃이랑 음악 참 멋있다.

    컴퓨터가 완전히 치료되면 맘놓고 다시들어 올께.
    몸건강 할때 잘지키길 바란다.
  • ?
    이신옥 2009.10.15 23:43
    남 사부님, 답글 고맙습니다. 하모~ 수고 많았지예~
    여기는 큰 사부님이 학교가 또 시작되어 콧뻬기도 볼수 없이 바빠 최근에 한국서 온 작은 사부님이 콤을 도와 주었지요.
    그런데 사진 편집이고 뭐고 다 한글로 바꾸어 놓아 또 답답하네요.

    맹월댁, 나는 밥과 잠이 보약이니라~
    우리 남편은 언제고 어디고 눕기만 하면 코를 고는데 난 잠 버릇 까다로워 진지 오래 되었다. 웃기지?
    낮잠은 전혀 잘수 없으니 밤에 제시간 맞춰 자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너 Aspirin 하고 Cholesterol 낮추는 Statins (이름이 무슨 무슨 statin ) 이라는 약도 함께 먹고 있니?
    혈압 강하제 만큼 중요한것이 Cholesterol 과 지방을 알맞게 조절하는것이라고 말한다.
    짠 음식 먹으면 물을 켜게 되어 혈압이 올라가고, 등등.

    골다공증 약은 아마 우리 나이쯤 되면 안먹는 사람 없을꺼다.
    키는 해마다 점점 줄어 가지만 나는 이만한것이 다행이다. 운동을 전혀 안하니까.

    현세야. 내가 괜한 소리 했나 보다. 걱정말고 싫컷 써라. 진력 나면 그만 읽으면 될것이다.
    네가 그렇게 재미나는 story teller 인줄 몰랐다. 잡지책에 나오는 이야기같애.

    옛날에 시어머니 와 계실때 쌓이는 stress 를 주체할수 없어 clinical psychologist 를 찾은적이 있었다.
    한시간 동안 나만 실컷 이야기하게 하고, professional 조언은 하나도 없고... 그리고 꼬박 꼬박 20 불씩 받아 챙기더라.
    친구들에게 털어 놓는것이 훨씬 낫다.

    늙마에 우리 이런 공간이 있어서 멀리 살면서도 가깝게 지낼수 있는것이 천만 다행이지.
    참, 네글도 제목만 보면 "현세구나" 짐작하게 되었으니 ...
    우리 이렇게 떠들며 산지도 오래 되었다.
  • ?
    정성자 2009.10.15 23:43
    맞어~! 맞어~!
    신옥이말이 맞구 말구지..암만~
    수다 실컷 떨으라구 만들어 놓은 방인거 그래서 이름도 [사.랑.방]

    현세도 그렇구 신옥이도 그렇구
    니들이
    난...이뽀죽것따 (♡♥♥♡ 쪼~~~~~~~~~~~~~옥 ♡♥♥♡)

    아 참참참
    네가 궁금해 하는 국수집 이름은 [명동칼국수]
    본점 근처에 있는 분점까지도 기~~~일게 줄이...쩝~
    일본 관광객들이 많더라구 (혹시? 배용준이가 다녀 갔나??? 혼자 생각하며 웃었지 ㅋ ㅋ)

    나는 조그맣게 생긴 하얀 알약 두알 하루에 한번 먹어.
    애니디 핀 (종근당) 과 올메텍 (대웅제약)
    처음엔 2주만에 오라더니
    이번에는 한달치 처방 해주고 마지막날 오라구 했어.
    지금은 조정? 기간이라고 봐야겠지 아마도...

    날씨가 잔뜩 흐렷네.
    천둥소리도 나는것 같구...
    에구~ 날씨가 안 도와주네
    딸네랑 제천 청풍명월에 있는 과수원에 감따러 가기로 햇는디..

    집 떠나면 개 고생이라는데두
    1박 2일로 떠나는 여행에 맘이 설레벌레 한다.

    즐거운 주말 보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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