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마자 나무 (11/2016)
여기저기 뭉텅 잘린 곳이 잎을 잘라낸 곳이다. 그러고 보니 좀 끔찍한 생각이 든다.
두어주일전 쯤 두번째로 수확을 했다. 이번엔 잎이 커다란 광주리로 하나 가득 넘치게 많았다.
잘라낸 잎을 대충 씻어서 데쳐낸후 말렸는데 그 부피가 또 굉장했다.
찹쌀 과자같이 바삭하게 마른것이 삐쭉 삐쭉 뻣쳐서 옆에만 가도 부서지고 어떻게 보관을 할수가 없었다.
잘못 하다간 한번 맛도 보기 전에 다 부스러져 몽땅 내다 버려야할 것 같았다. 궁리하다가 다시 또 물에 담갔다.
보들보들 부드러워진것을 한줌씩 건져 반대기를 만들어 얼렸다.
얼려서 더 질겨지는 일만 없기를 바라는데 다음 주 교당에서 비빔밥 하는 날, 볶음 나물을 또 만들어 갈 예정이다.
피마자는 아직 씨앗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런 식으로 가면 나무는 더 심지 않아도 될것 같다.
하긴 더 심을 땅도 없지만.
내가 서울 떠날때 Costco 옆, 씨앗 가게에서 오이씨, 호박씨, 상추씨등, 여러가지 샀는데 집에 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서울의 병한에게 씨앗을 두고 온것 같다니까 거기도 내 씨앗 봉지는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물었다.
"여기 밥상위에 이 콩알 같은건 뭐지?"
"옅은 회색으로 무늬도 있고 그런것 말야? 그게 피마자 씨라구."
내가 놓고 왔으니 기억한다.
김제에 여행 가서 피마자 씨를 얻어 왔는데 너무 많다고 했더니 덜어 놓고 가란다.
속으로는 욕심도 많다. 16층, High Rise 에 사는 사람이 이걸 언제 어디다 쓰려구. 그래두 우선 짐 덜게 해주니 고마워서 얼른 덜어 놓았다.
그런데 6개월도 채 안되어 이애는 그게 뭔지 까맣게 잊었다.
빨리 Bag 속에 '피마자 씨' 라고 조그만 쪽지 하나 써 넣으라고 했다. 가끔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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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 백년 (開壁 百年)
햇빛에 감사합니다
바람에 감사합니다
한 그루 보리수
한송이 수련 (水蓮)
한마리 산노루에 깃든
불성(佛性)에 감사합니다
초목(草木)과 산천(山川)
천지 부모(天地 父母)에 감사(感謝)합니다
눈에 보이진 않으나
참으로 면면한
당신과의 선(善)한 인연(因緣)
당신에 감사합니다
당신이 있어
대각 백년(大覺 百年)
일원상(一圓相) 백년(百年)
적공(積功) 백년(百年)입니다
당신이 있어 우리가 있습니다
열 손가락 끝을 동그랗게 모으고
정좌(正坐)하고 앉으면
거기 다시 온몸을 감싸는
하나의 원(圓)
그 안에 오롯이 비어있는 충만함
소란하고 헛된 욕심들이
가라앉은 뒤
천천히 자리잡는
일심(一心) 대자유 (大自由)
자성(自性)으로 돌아가는
원융(圓融)의 시간(時間)에 감사합니다
소요(騷搖) 백년의 역사를
고요(孤寥) 백년으로
이끌어주셔 감사합니다
처처불상(處處佛像)
오늘 내가 만나는 이들이
다 부처임을 알려주셔서
깊은 산중 천년 고찰(古刹) 아니라
먼지 많은 세상에서
먼지를 떠나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터에서든 거리에서든 순간순간
적적성성(寂寂惺惺)의 시간에 들 수 있어
감사합니다
우주의 여름에서 겨울까지
당신이 동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인생의 가을을
당신과 함께 가고 있어 다행입니다
대각전의 그 종소리 들립니다
아직도 개벽의 시간입니다
이후 백년도 마음 개벽의 시간입니다
꽃무릇 가득 피어 있을것입니다
당신을 따라 기러기떼처럼 열을 지어
또 백년의 하늘을
세세생생(世世生生) 날아갈 것입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 도종환 시인은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 '고두미 마을에서'로 등단한뒤 <접시꽃 당신> <담쟁이><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등 다수의 작품을 냈다.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이기도 한 그는 한국 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원불교 100주년을 맞아 <원불교 신문>에 축사를 보내왔다.
유명한 도종환 시인이 원불교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서 또 좋은 말이니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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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aide"
1795년경 Friedrich von Matthisson (1761-1831) 의 시(詩)에 Beethoben이 곡을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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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Beautiful!!!!
김세일이라는 성악가를 우연히 최근에 알게 되었다. 맑은 목소리에 깨끗한 독일어 발음이 눈을 끈다.
이 노래를 독일의 어느 유명한 성악가가 부르는 것도 들어보았으나 이 사람보다 훨씬 못하다.
아주 오랜 옛날에 만들어진 귀한 antique 같은 노래를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너무 반갑다.
"The poem clearly struck a chord with Beethoven,
whose personal life often centered on his yearnings for idealized and unattainable women ... "
(from Wikipedia)
Umlaut 는 쓸수가 없으니 다 지웠는데 독일어를 너무 모르니까 한글뿐 아니라 영어 번역도 도움이 된다.
The more the better.
하루에도 몇번씩 이 노래를 들어 보는데 그야말로 "더 콘써트," 내가 음악회에 참석한것 같다.
여드름 난 어떤 귀여운 녀석도 나처럼 홀딱 반했다.
심심해서 '춤'이라는 시를 한번 써 봤는데
시는 생략하고 시의 배경에 아우르는 설명을
올려 봅니다.
'시는 노래이고 그림이다. 흥얼거림일 수도 있고,영혼의 울림일 수도 있다.
춤은 우리의 몸짓이고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며 흥을 돋고 한을 풀고 소원을 빈다.
옛날 제천 의식에서도 춤과 노래가 곁들여 졌다.
혼자 추는 춤,함께 추는 춤,일하며 추는 춤,기원하며 추는 춤, 가짓수도 많고 뜻도 많다.
경건한 춤, 천박한 춤, 사교 춤, 스포츠 춤 모두 제몫을 한다.
'나무도 꽃도 바람따라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