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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19.12.12 19:32

아~~ 소백산

조회 수 48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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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1월 27일
          오후 3시 청량리발 안동행 무궁화호

          눈빛만으로도 무얼 말하는지 알 것 같은 동지 8명
          (이강섭 이형 정국효 오숙정 이순자 이희숙 정성자 조지명)
          의기투합하여 모인 소수정예부대

          너나없이 큼지막한 배낭에 두툼하게 껴입은 폼이
          꼭 옛날 조국을 떠나 북만주로 독립운동 하러가는 애국지사들 같다면?
          쫌 웃기는 얘긴가요 ㅎ ㅎ

          소백산으로의 겨울산행

          눈이 많이 왔으며,
          날씨는 장난이 아니게 추울것이며,
          얼마전 두 사람이 조난을 당햇다는 신문기사며,
          대장 강섭씨가 여러번 강조한 겨울산행의 주의사항 등등
          가기전부터 '나 지금 떨고 있니?'

          속으로 은근 겁을 먹고 있었는데 완전무장한 친구들을 만나니까
          뭐 걱정할 일은 없겠다 싶은것이 그제사 마음이 놓입니다

          기차가 출발하고 느긋하게 스쳐지나가는 차창밖 풍경을 감상하는데
          어느 곳 어느 산하 정겹지 않은곳 있으리이까

          풍기역에 내린것이 저녁 7시가 가까운 시각.
          두대의 택시에 나눠타고 예약해 둔 민박집으로 가는데
          시가지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고 잘 달리는가 싶더니 길이 얼은 모양

          바퀴가 제자리에서 몇번 헛돌고
          택시기사님 애써보지만 안되겠는지 더는 못 간다네요
          별 수 있나요 걸어가야지요
          택시를 내렷는데 싸늘한 바람이 확~ 달겨듭니다

          달은 어디로 숨엇는가 사위는 캄캄한데
          차갑긴해도 소백산의 정기를 온 몸으로 호흡하며
          희뿌연 눈길을 저벅저벅 걷습니다
          머리 위로는 초롱초롱한 별무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어두운 산길을 헤매기도 하면서 한참을 걸어
          산자락끝에 납작 엎드린,
          커다란 개와 주인부부가 반갑게 맞아주는 민박집을 용케 찾아들었습니다
          다 왔구나! 휴우~

          토종닭 백숙을 뜯으며 시원한 동치미에 막걸리 한 잔 들이키니 몸이 풀리며 뿅~
          등 따시지요 배 부르지요 그저 행복해서 돌아버리게 좋은 우리들입니다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다 내일 산행을 위해 잠자리에 들엇으나
          '잠이 오려나 몰러'

          새벽 5시 30분 기상
          닭죽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커피물 끓이랴 간식 챙기랴
          각자 단단히 행장을 꾸리느라 분주합니다

          아이젠까지 발에 채우고나니 히말라야 등반대가 별거냐?
          우리가 나가신다
          1439m 소백산을 정복하려는 마음가짐이며 차림새가 이만하면 짱!

          선두에는 지명이가 맨 뒤는 국효가 우릴 지켜 주니 든든합니다
          새벽 등산객들이 길을 터놔서 눈길 걷기가 그리 힘들지는 않은데

          한 사람 걷는길만 빤하지 길 양쪽으로 무릎이 빠질 정도로 눈이 쌓여있어
          잘못 걸으면 눈속으로 고꾸라질 판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산을 오를수록 나무에 피어있는 눈꽃이 얼마나 곱고 이쁜지
          그저 감탄에 감탄을 하며 새하얀 눈나라 요정이 되어 홀린듯 나풀나풀 산을 오릅니다

          이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지막 힘을 내야지요
          막바지 눈보라를 헤치며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나무계단을 오르다가
          한 숨 쉬며 올라 온 길을 되돌아 본 나는

          아~~~!
          놀라운 광경에 그만..

          내가 선 자리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모든게 다 어디로 갔단 말인지요?
          은회색 안개가 모든걸 삼켜 버려 온천지가 하얀 구름밭인데
          놀라움도 잠시
          바람이 어찌나 불어대는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라구요

          인간의 오만함을 꺾으려는 듯 소백산은 그렇게 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맞았습니다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춥고 떨리고 더 있을 수가 없어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더러는 미끄러지고 넘어지며
          그래도 소백산을 정복햇다는 뿌듯함에 힘든줄도 모른다지요

          희숙이가 오궁썰매를 타고 씽씽 달려가더니 내친김에 서울까지 가삣나?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강섭씨가 찾아서 데려왓으니 말 다 했쥬
          하여간 못 말리는 희숙입니다
          60된 할매가 비닐깔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양을 상상만해도 얼마나 귀여운지

          점심으로 먹은 동치미국수에 모두가 빠져서 또 한번 뾰옹~ 돌 뻔 햇지 뭡니까
          풍기로 왔으나 기차시간까지 널널해 고깃집에 사우나에 노래방까지 접수햇다는..

          18시 5분 청량리행 기차를 타고
          잠시 밀쳐둔 일상의 삶을 만나러 다시 내집으로 고고고

          든든한 보호자가 되 준 강섭씨 형님 국효씨와
          매력만점 이쁘니들 숙정 순자 희숙 지명
          당신들이 있어 내 생이 빛나고 근사만사한거 다 알쥬?

          모두 모두 고마웠어요
          안녕히^^

          맹워리가


강섭 형님 성자 숙정 순자 지명 희숙
국효씨는 어디? 찍사엿나?

  • ?
    신상만 2019.12.12 19:32
    다들 에스키모들 같네

    근데 곤로봉이 어드메

    찍사 실력이 어쩐지 초점이 안 맞고

    명월댁 빼고 누가 누군지 영~ ~ ~
  • ?
    정성자 2019.12.12 19:32
    小白山 정상 봉우리가 바로 비로봉(毘盧峰) 이어유
    날씨가 궂어서 昆(곤)처럼 보이기도 하네
    오대산에도 비로봉이 있다는거

    사진 찍은것이 용해유
    우리 모양새 보믄 을매나 춥고 요상시런 날씬줄 알것쥬?
    쫓기듯 내려왔승께
    형님 얼굴은 잘 보이는구먼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