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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09.12.21 16:54

온돌방 / 조향미

조회 수 1738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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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자 2009.12.21 16:54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 장작불이 오늘따라 몹씨 그립다.
    저 무쇠솥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해지고..

    "등이 뜨거워 자반처럼 이리저리 몸을 뒤집으며
    우리는 노릇노릇 토실토실 익어갔다"

    참 좋은시
    고마워^^

    황태덕장의 북어는 많이 추울텐데 워쩌냐?
  • ?
    남상혁 2009.12.21 16:54
    성자씨 답글 고마워.
    눈팅이들의 無言도 고마워해야 하는 계절이고.
    아궁이 불은 활활 타는데 솥에서는 김이 않오른것으로 미루어보아
    솥 속에는 마른 북어 한마리가 들어있지않나 사료됩니다.











할머니는 겨울이면 무를 썰어 말리셨다



해 좋을 땐 마당에 마루에 소쿠리 가득



궂은 날엔 방 안 가득 무 향내가 났다



우리도 따순 데를 골라 호박씨를 늘어놓았다



실겅엔 주렁주렁 메주 뜨는 냄새 쿰쿰하고



윗목에선 콩나물이 쑥쑥 자라고



아랫목 술독엔 향기로운 술이 익어가고 있었다



설을 앞두고 어머니는 조청에 버무린



쌀 콩 깨 강정을 한 방 가득 펼쳤다



문풍지엔 바람 쌩쌩 불고 문고리는 쩍쩍 얼고



아궁이엔 지긋한 장작불



등이 뜨거워 자반처럼 이리저리 몸을 뒤집으며



우리는 노릇노릇 토실토실 익어갔다




그런 온돌방에서 여물게 자란 아이들은



어느 먼 날 장마처럼 젖은 생을 만나도



아침 나팔꽃처럼 금세 활짝 피어나곤 한다



아, 그 온돌방에서



세월을 잊고 익어가던 메주가 되었으면



한세상 취케 만들 독한 밀주가 되었으면



아니 아니 그보다



품어주고 키워주고 익혀주지 않는 것 없던



향긋하고 달금하고 쿰쿰하고 뜨겁던 온돌방이었으면


 

                    !!!!!!!!!!!!!!!!!!!!!!!!!!!!!!!!!!!!!!!!!!!!!!!!!!!!!!!!!!!!!!!!

 

 

"등이 뜨거워 자반처럼 이리저리 몸을 뒤집으며



우리는 노릇노릇 토실토실 익어갔다"




옛 생각에  이리저리 몸을 뒤집으며




황태 덕장의 북어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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