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점심 시간이라고 도시락이 나왔다.
흰밥에 오이 김치, 오징어 볶음, 돼지고기 볶음, 배추 김치등이 들어 있다.
그러나 아침에 coffee와 쑥떡을 잘 먹고온 내겐 점심이 너무 이르고, 별 맛이었다.
그런데 누가 먼저 보았는지 12회 도시락이 우리와 다른것을 발견했다..
그쪽은 잡곡밥에 계란말이, 멸치 마늘쫑 조림등, 돼지고기 같은것도 없다.
솔직히 우리것 보다 건강식이고, 남의 떡이 더 크다고 훨씬 낫게 보였다.
이런법이 어디 있느냐 한마디씩 하는데 어느 12회 선배가 점잖게 한마디 했다.
“암, 한살이라도 더 먹은 사람이 더 잘 먹어야지.”
우리도 질세라 조희연이 얼른 응수를 한다.
“그럼요. 아무쪼록 많이 잡숫고 만수무강하세요.”
선 후배 할것없이 우리는 다 함께 깔깔 웃었다.
사대부고 동문들, 아니 여기 한국 친구들은 정말 재미있게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 삼십년 만에 만나 보는 준영이 오라버니 (10회 선배님).
그런데 오늘 우리기는 아무 special program 이 없었다.
그냥 다른 선배님들과 함께 자리 지키고 앉아 뒷방 늙은이하는것이 일정이였다.
아니, 우리도 저 넓은 마당에 나가 걸어 보기라도 해야 할것이 아니냐 ?
그것이 우리의 권리요, 의무다. 나는 투덜댔다.
알고 보니 우리기 보고 제발 이번엔 나오지 말아달라고 했단다.
너무나 무례한 이야기라 농담이기를 바라지만....
우리도 큰 선배다운 겸양 (謙讓)을 보여주어야 할 때도 된것 같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自意에 의한것이지 억지로 push 되어서는 안된다.
금쪽같은 시간에 가만히 앉자만 있자니 좀이 쑤셔 나는 앉았다, 일어 났다,
여기 저기 돌아 다녔다.
봄꽃은 거의 다 졌고, 주위는 新綠의 여름으로 치닫는 중이였다.
전에 왔을때는 5월 햇볕이 너무 뜨거워 계단에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일부러 긴팔 옷을 입고 왔는데 덥지 않아서 좋다.
할일 없으니 화장실도 공연히 들락 거렸다.
구닥다리 화장실 앞에 줄을 서노라면 우리 부고 동문들은 하나같이 품행이 방정하다.
배운 사람들 같이 새치기도 없고, 멍청이도 없었다.
선배들도 후배들도 전부 미소로 분위기가 훈훈하니 화장실도 자꾸 갔다.
그런데 멀리 우리 맞은 쪽에 노랑색과 초록색으로 차려입은 31회가 눈을 끌었다.
그 양옆 기들의 자리는 텅텅 비었는데 이들만 잔뜩 와서 기세 딱 잡고 앉아 있다.
숫자만으로도 아주 impressive 한데 게다가 또 무척 젊어 보였다.
우리와 18년 차이인데 저렇게 젊어 보이네. 내가 늙어서 더 젊어 보이나?
가까이 가서 아무리 쳐다 봐도 꼭 고등학교, 대학생들 같이 젊었다.
솔직히 나는 나이가 들어 가면서 젊은 사람들의 나이를 전혀 짐작할수가 없다.
항상 40대를 30대로, 30대는 20대로, 어엿한 대학생을 고등학생으로 본다.
선농전을 자녀들과 함께 보내는 31회 후배들
나중에 알고 보니 31회가 십대, 이십대의 자기 아들, 딸들을 데리고 온것이였다.
그러면 그렇지. 후유~
누군지 Idea 한번 멋있다. 큰 상을 주어야 할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끼니까 31회 뿐 아니라 선농전 전체에 생기가 돈다.
우리집은 내가 와서 올해 꼭 3년만에 다시 11,13,17,19회 네 형제가 모였다.
사실 15회도 올해 은퇴했기에 같이 오자고 했으나 그러기에는 시일이 너무 촉박했다.
병한이 우리 가문을 대표해서 17회 난타 (亂打)팀에 끼어 무대에 올랐다.
별로 재미도 없고, 잘하는 건지도 모르겠으나 자기들 stress 해소에는 좋겠다.
아뭏든 내동생이 끼어 있으니 힘껏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그걸 보고 있자니 아주 옛날일이 생각난다.
병한이 두어살때 통통하고 귀여웠다.
나는 아침이면 그애 얼굴을 씻기고 롬파쓰라는 애기 옷을 입혀 손잡고 밖에 나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네 동생 예쁘구나.” 할때 너무나 우쭐하고 기뻤다.
정작 언니인 나는 세수나 하고 나갔는지? 기억에 없다.
現 총동회장이라나 17회 성기학이라는 사람이 잠간 들렀다.
나야 누가 누군지 모르지만 순옥이 소개를 해서 알았다.
“얘가 바로 회장님 동기 이병한의 언니입니다.
이집은 모두 5명이 사대부고 출신이라 동창회 기금을 많이 내야 합니다.”
순옥이 또 시작했다.
나는 오히려 우리집이 바로 단체 할인 (group discount) 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ㅎㅎ 웃었다.
윤상렬씨가 지휘하는 선농 합창단
사진 찍어 올리느라 늘 수고 많아 해외 동포들이 고마워 하는 강섭씨
집행부가 돌리는 수박도 먹어가며 오후가 되어 운동회가 드디어 끝이 났다.
누가 무슨 상을 받았는지 I don’t care. 털끝 만치도 관심이 없었다.
크게 내색도 못하고 점잖게 하루 종일 후배들 재롱만 보아 주는것이 좀 힘이 들었다.
다음에는 시간 절약겸, 몇 期씩 모아서 간단한 푸로라도 다같이 하는것이 좋을것 같다.
늙은 사람들이라고 종일 앉아서 구경만 하라는 법이 어디 있나?
그렇게 살기에는 우린 아직 너무 젊다.
거리로 나가기 전에 유화자에게 가방을 맡기고 화장실에 또 갔다.
돌아 와보니 화자는 안 보이고 순옥이 내 가방을 들고 있다.
하자는 대로 차를 얻어 타고 저녁을 먹으러 예약된 식당으로 떠났다.
그런데 차 속에서 이 학구 회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이 신옥씨, 거기 있어요?”
“고마워라. 그래도 멀리서 왔다고 챙겨주시네.”
나는 진심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화장실 갔다가 없어져서 집행부에서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설마 거기 빠졌을까봐?
우습기도 했으나 잠시라도 심려 끼친것이 미안했다.
소고기 야채 전골에 맥주까지 한병 마시는 저녁식사가 재미 있었다.
주청암씨 옷 한벌 사게 모금하자는 이야기가 최근의 topic.
왜 내 머리는 항상 그렇게 짧으냐는 김영일 씨.
미장원은 엄청 멀고, 무지 비싸고, 바쁘긴 하고, 늘 더운 그런곳에서 한번 살아 보세요.
다른 무슨 뾰죽한 수가 있나?
나도 옛날에는 순옥이처럼 우아하게 머리하고 살았는데…
한껏 모양낸 염준영, 이신옥, 이희숙, 최덕순 (남산에서, 1966?)
오랫만에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순옥, 인자와 함께 stress-free 歸家를 했다.
순옥이 같은 아파트에 살아 무조건 따라만 가니까 집에 가는일이 거저 먹기다.
전철 타라면 타고, 내리라면 내리고...
e~ 편한 세상, e~ 좋은 세상, e~ 밝은 세상. I can not agree more.
I just love 선농 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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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기에는 우린 아직 너무 젊다.]
올커니~! 암..그렇구 말구지.
네 생각이 바로 내 생각이다.
후배들이 뛰면 달려나가고 시픈맴은 굴뚝인데
그건 어디까지나 마음뿐..
괜히 잘 못해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대형사고 아니것냐구요.
그저
몸조심이 제일인게야.
어제는 별 일도 없었건만 왼쪽발이 불편시러워 한참을 주물르고 잤는데
아침에 보니 새끼발가락 근처가 벌겋데 부엇고 뜨끈뜨근한게
몬일인지 몰것지만
크게 아프지는 않으니 그냥저냥 낫것지한단다.
1966년도 사진?
햐~~~!!
장안의 멋쟁이는 다 모엿네.
머리모양 보니 웃음도 나구..참 좋은때엿지.
그 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