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의하라는 예보대로 창밖이 뿌옇습니다
평소보다 2~3배 짙게 나타난다니까 될수록 외출을 삼가는게 좋을듯 싶네요
날씨 춥다는 핑계로 이참저참 쓸데없는 외출은 피하고 보니 쓸거리는 없구
해서
지금부터는 우리들의 옛 이야기나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는 헛간속 내 낡은 일기장 중에서
골라골라
14년을 거슬러 올라
2002년 8월 5일에 쓴 산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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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우리 13산악회 정기산행일.
8월에는 날씨가 무더워 등산은 피하고 시원한 계곡에서 하루를 보내자고 정해놓았겄다.
비는 억수로 쏟아지는데 약속은 칼에 목이 들어와도 지키는 이 맹월댁
용감하게 빗속으로...
왕서방의 곱지않은 시선을 등뒤로 받으며 모임장소에 가니
와~~~! 누가 우리를 말린답뎌~~?
서른다섯명(여자 17명 남자 18명)에 조규삼선생님까지
"비오는데 집에 있지 왜들 나왓수?"
"아 비가 오니까 나왔지 왜긴, 사돈 남말하고 있네~~"
"다들 미쳤나벼 히히^^
백운계곡 원조갈비집에서 보내온 관광버스를 타고 가는데
밖에는 비가 오거나 말거나 버스안은 웃음꽃 만발
서울을 벗어나니 빗줄기도 점점 가늘어지고
이곳 백운계곡에는 비도 별로 안 내린듯 맑은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흙탕물이면 어쩌나 걱정 죄끔 햇거덜랑요
시간이 넉넉하니 흑룡사로해서 조금만 올라갔다 오자고 시작한 산보길에서
누가 벌집을 건드렸나~~?
벌들의 습격을 받아가지고 순식간에 머리며 얼굴에 옷입은곳도 쏘이고...
한바탕 난리를 겪은후에 내려오면서
너도나도 계곡으로 첨벙첨벙 들어가고
따라들어가던 준영이가 앗차 미끄덩~
넘어지면서 손목을 잘못 짚어 다쳤는데
손목뼈가 탈골된거 같다고 또 날리부르스라
어째 오늘 초장부터 영 조짐이 요상시럽구마요
목에 매고있던 손수건 몇장으로 임시 부목을 만들어 내려와서는
급히
엠브란스를 불러타고 포천인지 일동인지로 갔는데 뼈가 부러졌답니다
`에구구 이를 워쩐다냐~~?`
어쨋거나 놀란 가심 쓸어내리며 식당으로 와서는
벌에 쏘인사람은 소주가 약이니라 함서
갈비안주에 부어라 마셔라~
벌도 안 쏘엿구먼
맹워린 모햇다구 덩달아 취해서 헤롱대는지 원
오는길이 안막히고 잘 빠지니 훤~ 할때 서울에 도착
일찍 집에 가면 누가 자바묵나?
노래방까지 가서 악을 쓰고 났더니
오늘아침 말도 안 나와 그르렁그르렁~
잘한다 잘해
으이구 한심한 여편네
맨날 놀러만 다니구 살림은 언제 해?
그러게유
피에쑤;
어제 애쓰신 승목씨, 광언씨,광민씨,광자씨.
모두 모두 고맙고
손목다친 준영이는 빨리 쾌차하기를...
벌에 쏘인 친구들 고생 많았네유
맹워리가
마침 오두막에 그때 사진이 몇장 있어 퍼왔습니다


떠오르더라구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조규삼선생님도 등장하시고
원하씨도 보이네요
아~ 그래 맞다 맞어!
참 그런일이 있었지 공감할 겁니다
특히
벌에 쏘엿던 친구들이랑 손목 다친 준영이에겐 잊지못할 큰 사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