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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삼산악회
13사우회
Kakao
2019.08.12 10:48

멀고 먼 석룡산

조회 수 397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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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8월 17일
          석룡산(가평소재)으로의 총동창 산행일

          또 비온다는 예보에 무신 심술인거여?
          흐린 하늘을 원망스런 눈초리로 째려봅니다
          제발덕분에 비만 내리지 말기를 맘속으로 빌며
          한결 서늘해진 새벽공기를 맡으며 집을 출발

          언제나처럼 하늘같으신 선배님들을 모신 1호차의 막내가 되어
          버스뒷자리에 울 13회 일행 열명은 자리를 잡습니다

          가는길이야 오죽 순조로울가마는
          서울로 돌아오는길은 어느 누구도 예측불허라
          서둘지 않으면 오늘중으로의 서울입성은 어려울거라는 주최측의 공갈협박(?)에
          덧붙여
          10시에 시작한 산행을 서둘러서 오후 2시까지는 끝내달라는데..
          글쎄?
          고게 맘먹은대로 될렁가 몰것슈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산을 오르는 정상파와 계곡에서 탁족이나 하려는 물놀이파로 갈라집니다
          울 13회는 그 바쁜 와중에도 이산가족 되기전에 기념촬영한다구
          치이즈 찰칵~!

          어어어~
          하는 새 저만치 앞서가는 동문들
          바짝 따라붙으려구 걸음을 재촉하지만
          가파른 산길이 계속되고보니
          하나 둘씩 지쳐가는 동문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비가 안오는 흐린날씨에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으로
          땀을 식힐 수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산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노래까지 흥얼흥얼

          울울창창 하늘을 가린 나무, 나무들과
          그아래로 키작은 잡목과 잡풀이 우거진 사이로 나있는 오솔길은
          숨 몰아쉬며 올라가야하는 오르막만 아니라면
          다정한 사람과 손잡고 끝없이 걷고싶은 길이라는거

          가파르고 험한 산에서 이런 이쁜길도 만나게 되는건 분명 행운일 터
          우리네 굴곡진 인생길에도 어딘가에 꽃길은 존재하기에
          살아 볼 만 한거 아니겟냐 뭐 이런 생각도 잠시 하면서..

          허지만 이런 여유로움도 잠깐
          행여 뒤쳐질새라 앞사람 발뒤꿈치만 줄창 보면서
          걷고 떠 걷고
          오르고 또 오르고
          헉헉~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헐떡이며
          어느덧 1153m의 석룡산 정상에 똬악!

          날라갈것 같은 이 기분은 말로 설명이 안됩니다
          정상에 서본 사람만이 알지니
          언제나 그렇지요
          내가 밟은 그 많은 산들의 정상에 서서

          발아래로 펼쳐진 산과 또 그 너머로 아득히 펼쳐진 산, 산자락들을 바라보노라면
          내 자신이 너무 대견해서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저어기 보이는것이 국망봉
          그리고
          바로 코앞에 안테나를 머리에 이고 서있는 화학산이 손에 잡힐듯 가깝군요

          다른 일행보다 한발 앞서서 올라온 현장군과 나
          그런데
          와~!
          노익장을 과시하시며 박붕배선생님이 도착하시니 놀랄밖에요

          선생님이 건네주시는 한잔의 더덕주로 자축을 하고
          잠시 쉬고 있으려니
          가뿐숨을 식식거리며 우리 일행들이 올라옵니다
          장한지고!
          3명이 빠진 7명

          싸가지고 온 점심을 먹고 30분쯤 쉬고 하산하는데
          이곳은 또 너덜길이 죽 이어져 있어 넘어지지 않으려 바짝 신경이 써지는데
          오르는 길이나
          내리는 길이나
          힘드는건 마찬가지라
          세상일 어디 만만한게 있습뎌?
          다치지 않으려면 조심하는 수 밖에

          중간쯤 내려와서 후손들이 말끔히 벌초해 놓은 어느 산소옆에서 쉬고 있는데
          뜻밖에도 못 올줄 알았던 나머지 세명이 나타나는게 아닌가
          오잉?
          으메 반갑구 기쁜거
          이산가족 만나드키 감개가 무량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열명 모두 정상을 오르다니 그저 신통방통입니다

          늘어지게 쉬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는일
          '어서 서둘자구'

          한참 산길을 내려오니 명경지수 맑은물이 콸콸 흐르는 조무락계곡을 만나고
          그 반가움에 너나없이 구두벗고 물로 첨벙첨벙.
          더러는 웃통까지 벗어제치고 세월아~~네월아

          저렇게 여유를 부릴 넉넉한 시간이 없는게 무지 아쉽지만 어쩝니까요
          다시 발길을 재촉합니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언제까지나 끝날것 같지않던 조무락계곡 그 지루한 돌길도 어느덧 끝이나
          식당 '조무락' 도착 2시 30분.

          서둘러오신 선배님들은 벌써 식사를 끝내시고
          나중 오는 사람들 기다릴것없이 버스 한대는 먼저 보내기로 한다는데
          울 친구들은 언제나 오려는지 기별이 없습니다

          영준씨와 창복과 나 셋이서
          그냥 가버려?
          아님
          기다려봐?
          갈등을 조금 했지요만
          집에 돌아갈 일이 아득하고 얼만큼 걸릴지 모르는 판국에
          한시라도 먼저 떠나는 버스를 타는게 수다 수야.

          에라 나중일은 나중일이고
          까짓 배신 때려부러
          이리하여 두눈 질끔감은 맹워리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서울로 고고고~

          길이 무지 막히네요
          기는건지?
          가는건지?
          굼벵이닮은 버스등받이에 느긋하게 기대니 나도 모르게 잠이 스르르
          한잠 잤나?
          여기가 어디야?
          출발한지 두시간 경과..아직 '대성리'



          다행이 마석을 지나고부터는 길이 열려 서울 강변역에 7시 30분쯤 도착.
          이것으로 멀고 먼 석룡산 산행 끄~읕

          총동창 산악회 수장이신 형님 수고 많으셨고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먼저 와서 미안한
          맹워리가











  • ?
    신상만 2019.08.12 10:48
    모두 모두 수고.......
  • ?
    정성자 2019.08.12 10:48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그날이여

    그때는 영준씨도 펄펄 날라다녓지요
    세월 이기는 장사 없승께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은 또 지금대로 좋지않나요?
    단...
    아프지만 않음
  • ?
    홍경삼 2019.08.12 10:48
    16년 전!

    글과 사진이 있기에 옛날로 돌아간다. 젊은 시절로!

    16년 후에 이곳에서 지금 우리가 쓴 글 볼 수 있을까?
  • ?
    정성자 2019.08.12 10:48
    특히 2003년은
    울 13회가 참으로 열심히 산을 올랐던 해랍니다

    총동산악회 회장 이형
    13산악회 회장 이강섭
    한달에 두번(첫째 셋째 일요일) 안빠지고 참석을 했으니
    두분의 수장님께서 잘 이끌어주신 덕이지요

    졸문이지만
    잊지않고 산행기 적어놓기 잘했다 싶네요
    사진은 강섭씨 홈에서 가져오기에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고마움을 전합니다

    '16년 후에 이곳에서 지금 우리가 쓴 글 볼 수 있을까?'
    16년 후면
    2035년!!!
    생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 ?
    이신옥 2019.08.12 10:48
    ".... 10시에 시작한 산행을 서둘러서 오후 2시까지는 끝내달라는데..
    글쎄?
    고게 맘먹은대로 될렁가 몰것슈."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산을 오르는 정상파와 계곡에서 탁족이나 하려는 물놀이파로 갈라집니다
    울 13회는 그 바쁜 와중에도 이산가족 되기전에 기념촬영한다구
    치이즈 찰칵~! "

    "우리네 굴곡진 인생길에도 어딘가에 꽃길은 존재하기에
    살아 볼 만 한거 아니겟냐 뭐 이런 생각도 잠시 하면서..."

    "오르는 길이나
    내리는 길이나
    힘드는건 마찬가지라

    세상일 어디 만만한게 있습뎌?
    다치지 않으려면 그저 조심하는 수밖에..."

    ㅎㅎㅎ....
    좌우간 종일 고생하면서
    생각 많이 하고, 완전 개똥 철학자 되었네유.
  • ?
    정성자 2019.08.12 10:48
    네 말이 맞어
    맹워리는 개똥 철학자 ㅎㅎ

    산길을 걷다 보면
    우리 인생길하고 많이 닮아있어서 여러가지로 공부가 되지
    그래서
    등산은 좋은것

    이산가족 되기전에 찍은 단체사진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찾아봐두 그건 없네

    열대야로
    오늘밤도 편한잠 자기는 틀린듯

    작년더위가 워낙 지독했어서
    올 여름은 수월한 편이긴한데
    그래두
    여름 불볕더위 어디 가것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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