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20일 총동창 산악회 도락산 산행일
다음날 어디를 간다면 아직도 소풍가기 전날 어린애처럼 왜 이리 잠이 안오는지..
밤 1시경까지 컴퓨터에 매달려있다가 겨우 잠들어서 일어나기를 4시 반.
세시간 남짓 잤나?
잠이 부족한듯 머리가 조금 띵~
압력밥솥에 부지런히 밥을 앉혀놓고
오이지에 덩어리얼음을 깨서 세봉다리 만들고
마른 반찬이며 과일도 조금 싸고
비는 안오지만 장마철이니 우산도 챙겨야지
아 참 여벌옷도 필요할테구
배낭을 가볍게 꾸리자구 해두 역시 만만찮은 무게가 되곤합니다
7시까지 강변역에.
일찍 서둘러 나와서 그런가 20분이나 여유가 있네요
반갑게 맞아주시는 선후배님들
한달만에 만나니 그저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버스 3 대에 나누어타고 충북 단양의 도락산(964m)으로 출발.
13회 동기들은 총 아홉명
그중에 홍일점인 나 (야홋! 오늘은 공주대접 제대로 받겠구먼..김칫국 동이채 들이키는 맹워리)
10시 산입구에 도착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산은 만만치가 않다고하니 울 아홉명은 떨어지지말고 펙케지로 다니자구"
"그럽시다"
이제 막 산길을 오르기 시작해서 숨이 차오를즈음
건신씨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아까 다리가 아프다는 소리를 하던데 어디가 탈이 났나?
헨폰으로 연락을 해보니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내려가겠다고 하더니
결국은 혈압도 오르고해서 먼저 서울로 간다구..
'많이 안좋은가 보네'
경사가 급한곳의 바위는 네발로 기고
드문 드문 설치해놓은 철제 사다리도 오르고 때론 쇠로프에 의지해가며
제봉을 거쳐 형봉을 지나 신선봉을 넘어 드디어 도락산 정상에 도착
흐린 날씨에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주어 더없이 좋은 날씨임에도
땀으로 목욕을 하고는
너나없이 '어휴~ 힘들어'
힘든건 잠시
정상에 오른 기분은 뭐라 설명이 안되지요
정상주를 나누어 마시고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신선봉 너른바위로 와서 싸온 점심을 먹고 잠시 쉬려는데
한쪽에서 빨리 가야한다고 서둡니다
'뭬야요?'
'우리가 꼴찌라고라라???'
'이게 몬일이랴'
잽싸게 자리를 털고 걸음을 재촉합니다
도락산의 빼어난 풍광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는 하산길의 채운봉과 검봉은
월악산에 이어진 연봉들이라 그런가
산 전체가 바위산인것이 오르고 내리기는 좀 힘들어도
경치는 기가 막히게 빼어난데다 바위 사이사이로 푸르게 자란 소나무며
거기에 운무까지 걸쳐있으니
그야말로 넋을 놓고 바라볼 밖에요
오랜세월 풍상에 견디었을 소나무도 어찌 그 자태가 늠름하고 멋들어지던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채운봉을
거의 수직으로 세워진 사다리와 칼바위를 그야말로 곡예하는 기분으로 내려와
다시 검봉을 또 힘겹게 오르고보니 여기가 어드멘가?
신선이 노닐던 선계가 바로 여기로구나!
사방 보이는 경치도 경치려니와 깍아지른 것같은 채운봉을 바라보니
우리가 방금 내려온길이 아득히 바라보이는데
거기 가뭇 가뭇 절벽을 타는것처럼 보이는 사람 사람들..
우리가 저 길을 내려왔단 말인가?
아아~
장한지고!
계곡에 내려와 맑은물에 발을 담그니 차다 못해 시린것이
더위와 피로는 물론 온갖 시름이 싸~악.
웃통 벗어제끼고 등목을 하고 머리도 감는 남동들이 그저 부럽기만 하더이다
늦은 점심인지? 이른 저녁인지?
비빔밥으로 배를 채우고 술잔도 건네며 무사산행을 축하하고
다섯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버스 오라잇~
신통하게 하나도 안 막히고 신나게 씽씽 달려
서울에 거의 도착하는데
한용옥; 정여사를 잘 대접해서 보내드려야쥐
이강섭; 쟁반국수집에라도?
맹워리; 하루죙일 외간 남자들만 보고있었드니 왕서방이 보고잡네 (일부러 한번 빼보는거)
이형; 그럼 일찍 집에 가야하나?
내 참 기가막혀
이러구는 모든걸 '땡' 종 쳣습니다요
그래두 그렇지
아니 이럴수가???
적어두 삼세번은 권해봐야 하는거 아니냐구욧!
칼국수래두 먹구가자구 끌구가면 못이기는척 내가 따라가지...안갈까봐?
내 드러버서 안간다 안가~!!!
맹워리 삐짐.
산코스 좋구
날씨 또한 바람이 산들불어 좋았건만
'꽃'노릇은 좋다 말은..
모두 고마웠수다
안녕히^^
맹워리가
땀으로 목욕을 하고 오른 도락산 정상
험준한 도락산
철계단을 오르고
쇠줄에 매달려서
멋진 경치에 취해 잠시 힘든것도 잊습니다
점심을 먹은 신선봉 너른바위
등산 안내도
곡에하듯 내려온 채운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