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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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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21.01.31 11:44

태백산 눈 산행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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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날씨 한번 끝내주네요

      들머리는 그렇다치고 산위에도 고요하게 바람은 자고
      뿌옇게 밝아오는 새벽 하늘에 어느새 별들은 사라져
      홀로 남은 반달만 더없이 외롭더이다

      태백산에 주목이 이렇게 많은지는
      요번에 첨으로 알았네요

      천천히 오르면서 보니
      여기도 주목
      저기도 주목
      산것도 주목 죽은것도 주목

      살아있는 주목은
      나뭇가지가 휘어지도록 흰눈덩이를 뒤집어썼고
      고사목은 고사목대로 하얗게 눈치장을 하고 서있는데

      긴세월 온갖 풍상을 맨몸으로 견디며
      묵묵히 영산 태백을 지켜온 주목의 늠늠하고도 의연한 기상에
      보잘것없이 작고 초라한 내는 기가 팍 꺾였다지요

      장군봉위에 올라서니 사방천지 끝간데없이
      산..산..또 그 넘어 산..

      산아래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구름
      다시 그 구름위에 솟아오른 산봉우리
      그 산봉우리를 휘감아 도는 구름..구름..구름바다..

      이 무슨 조화속인지
      쪽빛 하늘엔 외로이 반달 하나 그린듯 곱고
      구름은 모두 내려와 우리 발 아래서 몽실거리니

      얼마나 폭신할까?
      풍덩 빠져들고시픈 雲海~!

      벌써부터 멀리 동편 산마루는 불그레 물이 들기 시작했고
      그 붉은띠는 점점 넓고 길게 퍼져나가서 곧 해가 뜨겠구나
      헌데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니 에구 추워라
      발도 시리고 손도 시리고.

      숨소리도 죽여가며 눈도 깜빡이지 않고
      가장 붉은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번쩍~!!
      하고 섬광이 터지더니 불끈하고 불덩이가 솟아오르는 겁니다

      "뜬다 떠~"
      우리들 입에서 동시에 터져나온 말이지요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붉은태양을 온몸으로 끌어 안습니다

      햇살을 받은 친구들의 얼굴이 발그레 분홍빛 꽃처럼 이쁩니다
      ♬ 보라 태백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위에 이글거리나

      아름다운 그곳에 내 마음을 내려놓고서
      차마 떨어지지않는 발길을 돌려 천제단으로 왔지요
      태백산 돌비석앞에서 증명사진도 찍습니다

      당골로 가는 길
      여기서부터는 내리막입니다

      젊은사람들은 비료푸대로 오궁썰매를 타며 즐기지만
      우리들이야 젊잖게..조심하며..

      곧 명경사를 만나게 되고
      양지바른 절 앞마당에 모여서 간식을 나눕니다
      먹을거 다 먹고 또 한참을 쉬고도 괜히 밍그적 거리는건
      아쉬워서 못내 아쉬워서지요

      눈이 시린 쪽빛 하늘
      그 하늘과 맞닿은 하얀 산
      눈꽃터널도 수도없이 지납니다

      오늘 몇시간째
      질리도록 눈을 보구 질리도록 눈을 밟고
      겨울산행의 백미라는 태백산에 와서 한도 원도없이
      눈속에 살다 가는가 봅니다

      세번째 찾은 겨울 태백산
      번번히 매서운 칼바람으로 내치더니
      오늘 처음으로 가슴을 열고 나를 받아준 태백영산이여

      내 생에 이토록 귀한 선물이 또 있을손가?!
      고맙고도 고맙도다
      내 너를 잊지 않으마
      잘 있거라 태백산아!

      당골에 도착하니 아침 10시
      30분이나 기다려서 도착한 버스를 타고 한우소고기집으로 왔습니다
      11시에 먹는 밥은 아점?

      전원 모두 정상을 밟고 감격의 일출도 보고
      눈길에 무사히 하산한것에 감사하며 축배를 들었지요

      다들 대견하고 대단하고 자랑스럽다는 윤우용회장님의 말씀이
      가슴에 팍팍 와 닿더라구요
      암만~

      맛있는 괴기와 술과 밥으로 배는 부르지
      피곤이 밀려와 눈꺼풀은 내리 감기지

      어디 뜨뜻한곳에 디비져 잠이나 잤음 좋것구먼
      다음 일정은 용연동굴 구경이라네요

      식당을 나와 하릴없는 사람들처럼 느릿느릿 굼뜬걸음으로
      태백역 근처에 있는 터미널까지 옵니다

      이때 동굴구경을 못하겠다는 배신자들이 나타났으니
      이ㅎ.김ㅅ.오ㅂ.조ㅅ
      피양감사두 지 싫으면 못하는거
      냅두구 우리만 갑시다
      한쪽에선 짤러 짤러 (뭘?) ㅎ ㅎ

      13시 40분 동굴가는 버스에 달랑 우리 15명
      덜컹덜컹 실려서 가는데
      눈이 저절로 감겨져 지발 오래오래 달리믄 좋겠다 햇더니만

      깜빡 조는새 다 왔다고 내리라네
      아 함~ (입 째지게 하품하는 소리)

      산 위로 꼬불랑 꼬불랑 동굴관리소 자가용을 타고 올라가서
      헬멧 하나씩 쓰고 동굴로 들어갔지요

      동굴이라고는 하나 초라하기 이를데없어 실망을 하고
      그래도 한바퀴 돌고나오니 땀이 다 나서
      산행한것보다 더 힘들다나 모라나
      어이구 엄살이 백단.

      관리소차를 다시 불러서 타고 관리소까지 내려와
      버스오기를 또 기다립니다

      바쁠일 없겠다
      시간 널널하겠다 마냥 놀멘놀멘이지요

      버스를 타고오다 중간에 내린곳이 감자옹심이집
      괴기먹은 배가 아직 꺼지지도 않았다는데
      또 먹어?
      먹다가 하루해 다 갑니다요

      말은 그리했어두
      빈대떡을 안주삼아 막걸리는 굴꺽굴꺽 잘도 넘어가니
      말 꺼낸 내가 무참하고 얄궂기도 하여라

      짤릴뻔? 했던 네사람이 조금 늦게 도착하니
      잘했느니 못했느니 시끌벅적합니다

      절때루 당구는 안치고 다방에 앉아 나라걱정을 하였다는데
      믿어줄까요? 말까요?

      벽에 기대어 잠든 사람도 여럿 있군요
      눈꺼풀이 지절로 감기는데야 이길 장사가 없것지요

      감자 옹심이가 들어간 국수가 구수하니 맛나고
      자던 사람도 깨우니 시치미떼고 일어나 잘 먹는군요
      이것으로 오늘 일정은 모두 끄~~~읕

      택시를 불러타고 태백역으로 오니 아직도 시간은 5시.
      기차시간은 6시 26분.

      한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지고
      누구는 황지연못으로
      누구는 사우나하러
      나머지는 노래방에

      노래방으로 가는 도중에 눈에 띈 P.C 방
      올타꾸나 땡이로구나~!
      천원내고
      한시간을 요긴하게 쓰고 나오니
      내가 생각해두 아주 잘한일가터유

      '여기는 태백'
      낯선곳에서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 짜릿하더이다

      돌아오는 기차안
      주금같은 잠속으로 빠졌다가 게우 살아났다는 야그올시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안녕히^^

      아 참~
      내려놓고 온 내 맘 찾으러 가야하는디...
      고운맘 이쁜맘은 내려놓고 오구
      워째 욕심주머니는 그냥 달고 왔나 몰것서유.
      빙신..

      맹워리가

 

 

 

 

 

 


 

  • 장엄한 일출


    !!!!!!!


    雲海


    빠지면 섭한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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