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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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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2021.01.31 11:34

태백산 눈 산행기 1부

조회 수 136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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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이 저물어가는 12월 9일

      평생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자
      늦은밤 청량리역에 모인 19명의 친구들
      지금부터 우리는 밤기차(11시)를 타고 태백에 갑니다

      전날 강원도 지역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소식말고도
      산악지대의 겨울날씨는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하리요
      단단히 차비를 하였어도 모두의 마음엔 기대가 반이요 걱정도 반이라.

      지공인 몇사람은 할인하여 기차삯을 살수있는걸
      단체로 사는 바람에 온값을 치루엇는데 깍아 줄래나?
      쯩도 있으니 함 알아는 봅시다

      되면 좋구 아니면 말구 밑져야 본전 아녀?
      창구로 가서 여차저차 저차여차 하다고하니 30% 해준다며
      쯩하고 표를 가져오라네요

      오~~~예!
      왕복표면 이게 얼마댜?
      히^^

      요기까지는 좋았는디 일행이 두편으로 갈려
      4호차에 8명 5호차 11명이라는데
      딱히 안좋을것도 불편할것도 없으나

      야식으로 준비해 간 각종 酒전부리를 함께 즐기지 못하는
      고게 좀 흠이라면 흠이죠만
      이것도 입석표를 구해 내내 서서 가야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호강에 겨운 요강 타령이기에 암소리도 안했지라

      캄캄한 어둠을 뚫고 기차는 힘차게 달리는데
      들뜬 분위기의 기차 안은 밤을 잊은 사람들의 왁자한 지껄임에
      잠 같은건 물건너 가삐고
      이칸 저칸 왔다리 갔다리 그저 오나가나 바쁜 맹월댁이네유

      그렇다구 온밤을 새울수는 없구 잠깐이래두 눈을 붙여야 내일
      아니구나 벌써 오늘(10일) 산행에 지장이 없을터 애써 잠을 청해보건만

      전등불은 대낮처럼 밝아서 눈만 감았을뿐 골치만 지끈거리고
      디립다 용만 쓰다가 어찌 시간 흐르고 새벽 3시 드뎌 태백에 도착이란다

      겉옷을 입고 짐을 챙기는데
      옆에서 친구가 "코까지 골며 잘 자던데"
      허어참..참 이런 망신이 또 있을..

      후덥지근하던 기차에서 내리니
      코끝에 와서 감기는 맵싸~한 새벽공기
      아 요것이 청정한 강원도의 맛이렷다

      역에서 멀지않은곳에 있는 식당 '24시 또와 실비집'
      우거지 해장국으로 배를 든든히 새벽산행을 위해 다들 맛있게 먹는군요
      그러나 과식은 절대금물

      몇년전에 지금과 똑같이 태백산을 오게 되었는데
      황태국이 너무 맛이 있어 과하게 먹고는 덜컥 체해서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그저 조심조심

      유일사 주차장까지 택시로 이동해서 모든 장비를 갖추고보니
      히야~~~
      칼을 들으면 강도요
      삽을 들으면 광부에
      총을 들으면 영낙없이 만주벌판에서 싸우던 독립투사들~!

      양쪽손에 스틱까지 떡하니 잡고보니
      어랍쇼~
      모양새로야 에베레스트 고봉인들 못 오를손가~!
      (내 참 건방이 하늘을 찔러대네유)

      오르기전 기념으로 사진 한방찍고 추~~울발
      그때가 5시 10분경.

      산길로 접어드는 들머리부터는 내린눈이 고대로 쌓여있고
      먼저 오른 사람들이 다져놓은 눈길을 걷는데
      발밑에서 나는 잼나는 소리 뽀드득 뽀드득

      오늘이 양력으로는 10일 음력으로는 스무날
      고개를 젖히고 올려다 본 차가운 밤하늘에는
      반달로 떠있는 달이 그린듯이 곱고
      그 주위에 총총히 빛나는 별. 별. 별들.
      날씨가 맑구나!

      어두운 밤이건만 우리의 산행은
      은은히 비춰주는 달빛에 희끄므레 눈빛이 반사되어
      굳이 불을 밝히지 않아도 좋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헥~헥~ 숨은 점점 가빠지지요
      아이젠을 찬 발걸음은 무게를 더하지요
      땀은 나지요
      껴입은 옷은 거추장스럽지요

      이 고생길을 내 어이 왔던고~
      누가 등 떠밀어 내몰았으면 멱살잡이라도 할판
      겉옷을 벗어 가방에 구겨넣으며 물 한모금 털어놓고 숨을 고른다지요

      한시간쯤 허위허위 올라 유일사매점이 있는곳에 다다르니
      환하게 전등불을 밝혀놓았는데
      별안간 눈앞에 나타난 눈꽃쑈!

      올라오는 동안 주위가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못한 풍경이 눈앞에 짜잔~
      나무마다 새하얗게 핀 설화가 불빛에 드러나고
      신의 손끝에서 빚어진 경이롭고도 황홀한 경치에
      다들 넋이 나가서 아니 어쩜 이럴수가~!

      극.치.미
      그렇지요 아름다움의 끝이 이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잠시 합니다

      커진 눈.
      벌어진 입.
      심장마져 멎는다는 말 이럴때 쓰나?

      서있는 자리 거기 그대로 움직일수가 없었다지요
      그 어떤 말이나 글로도 표현할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당연하고도 엄연한 사실이니까

      그저 ....... 말없음표 와 !!!!!! 감탄사뿐
      百問以不如 一見
      하모요
      그냥 와서 한번 보는수밖에

      사람맴 요변덕이라더니
      누가 등 떠밀어 내몰았으면
      ♡ 쪽~쪽~쪽~♡
      안아주고 업어주고 술사주고 ㅎ ㅎ

      이제부터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고 길도 좁아지지만
      황홀한 눈경치는 산을 다 오르고 내리도록 쭈욱 이어져 힘든줄도 모릅니다

      차츰 차츰 희뿌옇게 밝아오는 새벽빛에 어둠이 밀려나고
      시리도록 흰 백설나라 동화속 왕자와 공주가 된 우리들

      눈이 즐거우니 그저 신바람이 나서 걸음이 나절로 저절로
      7시를 넘겨 장군봉을 올라 해맞이를 합니다
      1부 끝

      맹워리가



    나길웅


    신소석


    오숙정


    이학구


    이형


    조성철


    최영준


    황무자


  • ?
    정성자 2021.01.31 16:51
    광목회 회원님들의 눈산행을 부러워하다
    태백산을 다녀온게 생각이 나서 가져왔습니다

    15년전
    그때 우리 모두는 젊고 힘이 넘쳤더랫지요
    기억은 생생한데...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간 세월이 야속하군요

    사진은 산마루 오두막 '옛날 사진첩' 에서
    강섭씨 허락도 안받고 가져왔어요
    고맙고 미안합니다
  • ?
    서종은 2021.01.31 16:51
    이놈의 홈페이지.....
    구닥달이.....에이! 쯧쯧...

    왜 사진이 안 나타나나....
  • ?
    정성자 2021.01.31 16:51
    엥~?
    사진이 안 보인다고라라라???

    워쩌유
    난..
    방법을 모르는디
    .
    .

    강섭씨 전화해 주셔서 감사해요
    사진이 잘 보인다니 다행입니다

    나야말로
    正道로 가야하는데
    샛길로 가려다 덜미를 잡힌꼴

    또 하나 배웠습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것
    잔머리는 암때나 쓰는게 아니라는것

    아 참..참
    종은씨~
    맹추댁이 맹추짓 한거네유
    컴터는 죄가 없승께 화 푸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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