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4일
흙뫼회를 따라 광천에 있는 오서산을 다녀왔습니다.
청명한 가을날의 산행은 떠나는 자체만으로도 조금씩은 설레었겠지요
하여
15명 회원 모두 시간을 잘 지켜 약속보다 정확히 2분을 앞당긴
7시 28분에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을 출발하였네요
30분을 달려 죽전에서 분당쪽 친구 5명을 마져 태우고 남으로 고고고~!!!
가을빛이 넘실대는 산야에는
아직은 초록 그 싱싱함으로 눈부신 산과 누렇게 익어가는 논밭이
마냥 평화롭고 넉넉해 보이더군요.
앞자리는 여자들에게 양보하고
뒷자리를 그득 채우고 있는 우리의 든든한 옵빠야들
정안휴게소에 도착
허걱~!
바깥까지 길~게 늘어서있는 줄 보이시지요?
잽싸게 볼 일 보구 나와서 찍은겁니다요
주차장을 가득 메운 대형버스들
아직 본격적인 행락철이 아닌데도 이지경인데
단풍 들기 시작하면 오죽할라나 안봐두 비디오입니다
(누가 누굴 나무라는건지..)
갈길이 바빠도 단체사진 빠지면 섭섭
여자끼리만
고개숙인 벼이삭을 보는것 만으로도 눈이 즐겁습니다
버스에서 아침밥 대신 조성철씨가 준비해 온 맛있는 떡으로 요기를 했구먼...
속력을 내는가 싶던 한식씨 주저앉으며
"배 고파서 못가겄네 남은 떡 마져 먹고 가야쥐"
암요암요~ 누가 말립뎌?
손에는 떡 봉다리에 볼은 뽈록하고 ㅎ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들 지치는가 봅니다
쵸코파이 나누고 물도 마시고..
이때 봉환씨는 벗어놓은 조끼를 놔둔채 자리를 떳고..
(주머니에 중요한 카드며 현찰이 많았대나 모래나???)
뒤에 앉았던 학구씨가 슬쩍 챙기고 희숙이는 입단속 쉿~
암두모르게 둘이 입을 맞추고 짝짜꿍이 되엇더라지요
얼레리 꼴레리
정암사는 내려올때 들르기로 하고
계단으로 이어진 산길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여기도 또 계단
끝나면 또...또......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진...이그 징혀라
날 다람쥐 희수기
힘들게 올라 온 보람이 여기 있네요
저 멀리로 보이는 그 끝이 서해바다
처음부터 끝까지 늘 애쓰는 강섭씨.
경치를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그의 뒷모습이
땀에 흠뻑 젖었습니다.
아직까지 암것도 모르고 웃고있는 봉환씨
그 옆에 시치미떼고 있는 희수기가 심상치 않고..
근디 학구씨는 벌써 내삔겨?
가운데 산 정상 테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바람에 흔들리는 으악새
억새밭 사이에 억수를 세워놓고..
이때부터 나를 포함한 사진속 네사람(억수 무자 희수기 학구)이
선두로 내달리는 바람에
웃지못할 사단이 일어나고야 말었던 거디었던 거디었다.
어쨋거나 날씨좋고 바람좋고 경치좋고
이곳에서 멈췄으면 오죽이나 좋아~!
무신놈의 산에 정상이 두군데나 있어가지고...
하나는 광천에서 세운 정상석 또 하나는 보령군에서 세운 정상석
돈이 썪어나나 아주 GR발광들을..쯧
요것이 광천에서 세운 정상표지석(강섭씨가 찍은것)
갈대밭의 두여자는 지칠줄도 모릅니다
저기 보이는 고지를 향해 1km가 훨씬 넘는 거리를 더 내달려
요거시 보령군에서 세운 정상석입니다
산 하나에 정상석을 둘씩이나 세워가지구
사람 헷갈리게 맹그니...쯧~ 뭔짓이랴?
도착기념으로 사진은 찍어야지요
(그래! 니들 잘났다 잘났어)
두 남자 학구와 억수
극성맞은 세 여자 희수기 무자 성자
억수 독사진도 한장 찍어주고..
우짜유
뒤에 오던 친구들이 이곳까지 안 온다네요
테크에서 쉬다 내려간다구 히힝~
"괜히 예까지 왔네 그랴"
억수가 건네는 사과 한쪽 베어물며 궁시렁~
배낭에 무겁게 짊어지고 온 간식거리는 꺼내지도 못하고
뱃가죽은 등에 가 붙겠구먼서두
돌아가는 길이 바쁘게 생겼으니 워쩝니까요
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선두로 내달린게 죄라면 죄잉께~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려와서 만난 친구들
우리를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그사이 조끼 잃어버린걸 알게 된 봉환씨는
이곳저곳 카드회사에 전화걸고 날리 부르스를 했으니
드디어 일이 크게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려.
으이구~@#$%"
두 장본인 학구쒸와 희수기는 미안해서 쩔쩔매구..
간 떨어진 봉환씨 화두 못내구 다시 또 취소전화 거느라 정신 없는데
희수기 거동 좀 보소
술과 안주 들고서 그 앞에서 알짱알짱
이리하야 조끼사건은 웃음으로 마무리가 되얏다는 야그올시다.
사진속 봉화니는 억지로 웃는것 같구
희수기와 학구는 존일 하구도 존소리 못들어
억울하다는 웃음같구..(순전히 내 생각)
하여간에
발 빠른게 탈이고
먼곳까지 헐레벌떡 다녀오느라 힘은 있는데루 뺏구만
그게 화근일 줄이야!
점심은 전으로 대강 떼우고서 하산을 서두릅니다
산길은 지금 한창 공사중
그 옆 아슬아슬한 비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한식씨
올라갈때 지나쳤던 정암사를
내려오며 들려보고
오래 기다린 친구들이 막걸리 파티를 하고 있습니다
굴 요리전문점 [터]로 와서 맛있는 굴밥을 먹습니다
식당앞에서 기념사진 남기고
어느덧 서산으로 지는해를 바라보며 서울로~
돌아오는길에 잠시 들른 행담도 휴게소에 어느덧 어둠이 짙게 깔렸습니다
오서산 산행은 5시간의 빡센 힘든 산행이었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주어 땀을 식혀주었고 정상에 올라
사방 팔방으로 막힘없이 바라보이는 경치는
산행의 피로도 한방에 날릴만큼 근사했습니다.
힘든만큼 이야기 거리도 많고 되새길 추억거리도 많은
- 멋진 가을산행에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맛있는 떡 해오신 성철씨 감사하고
조끼 잃어버릴뻔 한 봉환씨 생일턱으로 쏘신 저녁 맛있게 먹었습니다.
생일 다시 한번 축하^^
첨부터 끝까지 안전한 산행을 위해 애쓴 강섭씨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추신;
봉환씨가 조끼속에 5만원권 여섯장인가가 없어졌다는데...
혹시 학구와 희수기가 반팅???
ㅋ ㅋ ㅋ
- 웃자고 한 소립니당~
맹워리가
대모산 산행때
경자가 헨폰이 든 작은가방을 어딘가? 에
놓고오는 바람에
모두들
꺼진불만 다시 볼게 아니라
'앉은자리도 다시 돌아보자'
결심을 했었지요
그날 오서산 산행때 있었던
일명 '조끼 사건' 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었드랫습니다
그때를 기억하며 산행기를 올립니다
벌써 9년전 일이더라구요
★★★
안좋은 소식 한가지
내 글에 꼬박꼬박 댓글로 응원해주던 신상만씨가
통 안들어 오길래 전화를 했었습니다
통화가 안되어 문자를 보냇더니
오늘 새벽에 다음과 같은 답이 왔더라구요
대장암으로 입원중
항암제 치료까지 하려면 얼나마 걸릴지?
인명은 재천이라 생각하고 견뎌보겠습니다
한동안 머리속이 멍~
뭐라 위로의 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않더군요
'힘내고 잘 견뎌내라고..'
그냥
막
속상하고 눈물나고 그렇습니다
친구가 힘낼 수 있게 한마음으로 빌어주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