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죽을 준비' 라고 써놓고보니
웬지 비장한 생각이 들긴합니다
허긴
나이가 여든을 넘은데다
이해도 다 가버려 마지막 남은 12월만 지나면
또 한살을 보태 여든하나가 될테니 (에구 끔찍)
'죽음' 이라는 단어를 아니 떠올릴 수가 없는..
종착역이 가까워가는 인생열차에 간신히 매달린 신세같다는 생각도 들고
스산하고 쓸쓸한 계절도 한 몫 거들어
이래저래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아집니다
서양처럼 만으로 나이를 세면 12월생이니 아직 팔십은 아니요 할거구만
그래봣자 거기서 거기
나이 한두살 뺀다구 뭐 달라질게 있겠냐 이거지요
'어떻게 사느냐' 보다 '어떻게 죽느냐'
근데
뭐하나 내 맘대로 되는일이 있긴 할까요?
사는일도 만만찮았지만
죽음에 이르러서는 그 유명한 테스형도 아이돈노
언제인지 그 시기만 모를뿐이지
어차피 흙으로 돌아가는 건 누구나 피할 수 없는일이라
정신줄 놓기전에 미리미리 내손으로 해둬야 할 일 두가지
깡총하게 마무리를 지어놓았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시신기증'
애들에게 될수록 짐을 줄여주자는 내 의견에 영감도 흔쾌히 동의하여
둘이 함께 등록을 마쳤습니다
죽기전에 정리해야 할 일ㅡ
더군다나 짧지않은 일생을 갈무리해야 하는일이 어디 그리 간단해야 말이지요
해서
다른건
내 죽은뒤에 지들 알아서 지지든지 볶든지 하라구 냅두구
요걸루
죽을 준비는 일단 끝낸걸루 ㅎ
잘한거 맞쥬?
죽을때 죽더라두
지금 당장은
마스크 잘쓰구 손소독 자주 하구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구요
날씨 쌀쌀합니다
감기 조심하시라 당부말씀 드립니다
조금 늦은감이 있으나 좋은시 있어 소개합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나태주의 멀리서 빈다
*****
가을이다, 대신
겨울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맹워리가
앞면과
뒷면입니다
대단한 일 하셨네요.
시신기증까지나.....
애국자십니다.
난 한나만 했는데... 2018.12.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