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가물거리는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 안동하회마을(하)

by 정성자 posted Feb 25,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실이지
      밥먹는 시간이야 얼마 걸립니까요?
      근데도 사람 심리가 참 요상두하여
      25분밖에 여유가 없다니까

      너나 할것없이 모두가 먹기에만 급급
      놋그릇에 코박고 정신없이 우겨넣었슈 지는유.
      에구 또 체할라~

      그 경황중에두 남친들은 술도 한잔씩
      캬~~~~ 그 여유가 부러버라


      그렇게 서둘러 도착한 하회 탈놀이 공연장.
      피리와 북과 장고 꽹과리소리가 흥겨운 탈놀이 마당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빼꼭이 둘러앉아
      이미 시작된 별신굿에 정신들이 팔려있는데

      늦게 도착한 우리들 용케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요기조기에 한자리씩 꽤차고 앉은걸보니
      햐~! 대단들 허네유.

      탈의 종류는 각시탈.중탈.양반탈.선비탈.
      초랭이탈.이매탈.부네탈.백정탈.할미탈이고

      각자 탈을 쓰고 나와 사회를 풍자하거나 해학적인 내용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설렁설렁 춤을 추는 별신굿을 한시간동안 관람하고서
      하회마을로 이동합니다.

      낙동강 푸른물줄기가 마을을 휘감고 돌아나간다 해서 붙여진 이름 河回.
      1999년 영국여왕이 다녀가서 유명해진 곳.
      하여간 설명이 더 필요없지 시퍼유.

      풍산 柳氏 집성마을로 접어드니 골목 양옆으로
      나부작한 토담이 옛스러워 정겹고

      삼신당 느티나무는 500년도 넘게 마을을 지키고 있다는데
      사방으로 퍼진 밑둥의 형상이 꼭 출산하는 산모형태라고.

      나무 주위로 쳐놓은 새끼줄에는 각자 소원을 적은 종이쪽지가 촘촘히
      그냥 지나칠수 없어
      나도 가족의 안녕을 비는 글귀를 적어 한꼭지 끼워넣습니다.

      류씨종가댁인 양진당을 들르니
      앞마당에서는 한창 전통혼례 준비로 손길이 바쁜데
      사모관대를 한 신랑은 외국인이고 연지곤지에 족두리얹은 신부는 한국산.
      관광온김에 혼례까지 올리려나?
      아님
      관광상품에 낀 옵션?
      아무렴 어떤가 두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자구요

      와송(백년 이상된 기와지붕에 자생하는 소나무)이 삐쭉삐쭉
      자라고있는 고택을 둘러보며 한 시절을 풍미하던 세도가의
      옛삶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아직도 고택을 지키며 살고있는 14대 종부와 그 며느리에게
      경외심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건 그들의 고단한 삶임을 어쩌랴.
      접객과 봉제사로 일생을 보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으흐흐 징혀라

      해는 설핏 서산위에 기우는데 볼것은 많고 갈길은 바쁘고
      서둘르자 했건만
      봉정사에 도착도 하기전에 해는 꼴까닥~

      산속이라 금새 깜깜해져서 더듬거리며
      절로 올라가는 길 옆으로 어슴프레 계곡이 깊은듯
      나무도 우거지고.
      낮에 왔더라면 경치가 끝내줄거인디 아쉽구나.

      의상대사가 영주 부석사에서 종이鳳을 날렸는데 그봉이 날아와
      앉은 이곳에 봉정사를 지었다고.

      대웅전만 환하게 밝혀있고 절마당에는 희미한 조명등 몇개.
      누가 뉜지 얼굴도 서로 못 알아볼 정도이니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라는 극락전인들
      제대로 볼수가 있나 원 내 참.

      한지공예가 뛰어나다던데
      이미 물건너 가버렸으니...

      "꼭 다시 오이시더"
      "그라입시더"

      어여 가자구요
      출발!

      서울로 오는 버스안
      앞에서는 배 깎아 ♪돌리고 돌리고
      뒤에서는 술잔을 ♪돌리고 돌리고

      8시를 조금 넘겨 문경휴게소에 도착하여
      구수한 올갱이국밥으로 저녁까지 깡총하게 해결하니
      이 아니 좋을소냐?

      "원더풀 안동!"
      여왕도 감탄한 세계적인 문화도시 안동에서
      의성김씨 자손으로 태어난 김도현 청장님덕에 구경 잘하고
      떡까지 선물로 준비하신 부인.
      두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떡 아주 맛있더군요.

      동창회임원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고
      즐겁고도 유익한 가을나들이를 함께한 친구들도 고마워요
      모두다 행복하기를...

      맹워리가